스노볼 2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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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권을 읽고 나서 "아, 이건 2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전개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2권을 읽고 나서 또 그런 생각이 든다. 2권에는 에필로그도 있었는데... 그렇지만 3권이 또 있었으면 좋겠다...


인생은 깨달음과 구원으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기승전결의 "결"에 도달하는 건 이야기 뿐, 삶은 죽음 이전에는 "결"없이 계속된다.


<스노볼> 2권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이다. 1권의 갈등이 해결된 이후에도 주인공의 삶은 계속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된 게 아니다. 더 깊은 비밀과, 비밀을 숨기려는 시도가 얽힌다. 그리고 내가 1권을 읽으면서 가진 의문(세상을 바꾸는 것에 대한)에 대해서도 언급되는데, 정신없이 읽으면서도 밑줄을 그어 놓을 정도로 인상깊어서 살짝 적어 보려고 한다.


영웅은 타인을 위해 세상을 구하겠지만, 평범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거야.

나를 향한 금기와 한계를 깨기 위해, 나와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의 안전과 평온을 위해, 원래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기꺼이 감내하고 이어 가는 것. 그게 세상을 바꾸는 일의 본질이야.


드라마가 소재인 이야기에서,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다"라는 결말은 전형적이지만 멋진 끝맺음이다. 이야기의 주요 인물들이 타인의 목적을 위해 살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다.


부조리가 폭로된 이후에도, <스노볼>의 세계에는 해결되지 않은 질문과 바뀌지 않은 모순이 남았을 것 같다. 우리 세계가 그렇듯이, 작은 변화가 성취되고 세상이 괜찮은 방향으로 나아가도 여전한 아픔들이 계속되는 것처럼. 그래도 <스노볼>은 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범한 개인들이 "나와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의 안전과 평온을 위해" 행동할 때,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끊임없는 시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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