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범의 다시 만난 음악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2
조윤범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조윤범의 다시 만난 음악』은 클래식을 즐기는 방법부터 클래식의 구성, 역사와 시대별 흐름, 그리고 미래의 클래식까지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클래식 입문서다.

각 장마다 QR코드가 첨부되어 있어 책을 읽으며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글과 음악을 함께 경험하니 클래식이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평소 클래식 듣는 걸 좋아하지만, 막상 플레이리스트에 곡을 추가하려고 하면 늘 고민이 됐다. 결국엔 습관처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을 선택해 틀어두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오케스트라, 실내악, 협주곡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학창시절엔 그렇게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이론들이 실제 음악을 들으며 읽으니 훨씬 쉽고 재미있게 다가왔다.

책 속 문장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말은 클래식은 단순한 음악이 아닌 ‘음악으로 하는 단편 연극’ (27쪽) 이라는 표현이었다. 클래식에도 서사가 있고, 감정의 흐름이 있으며, 충분한 감동이 담길 수 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문득 마이클 잭슨의 콘서트 영상에서 들었던 〈가르미나 부라니 – 오르프〉의 웅장한 장면이 떠올랐다.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며 관객의 감정을 극대화시켰던 그 음악처럼, 클래식은 상황에 따라 우리의 감정을 훨씬 풍부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하이든의 〈고별 교향곡〉에 담긴 일화였다. 퇴근을 간절히 원하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 도중 한 명씩 무대를 떠나며 의사를 표현했다는 이야기는 통쾌하면서도 재치 있게 느껴졌다.

이런 에피소드를 알고 나니, 고리타분하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이 한층 더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실내악 소개 중에서는 〈바이올린 소나타 9번 – 베토벤〉이 특히 오래 남았다. 한 악기가 다른 악기를 받쳐주는 형식이 아니라,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동등하게 대화하듯 이어지는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또 세계 각지의 오페라 극장을 소개하는 장을 읽으며, 오스트리아 여행 당시 빈 오페라하우스에서 관람했던 〈라 트라비아타〉가 떠올랐다. 그때 이 책을 먼저 읽고 갔더라면, 공연을 훨씬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조윤범의 다시 만난 음악』을 읽고 나면 클래식이 훨씬 친숙하게 느껴진다.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여러 악기 속에서 특정 악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음악이 배경음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처럼 들리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클래식을 ‘그냥’ 들어왔다면, 이제는 조금은 ‘알고’ 듣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클래식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람, 어디서부터 들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오늘, 오늘! 12월 3X일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31
박상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첫날, 엄마가 깨우는 소리에 재환은 잠에서 깬다. 연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설렘 속에 시작된 가족여행이지만, 제주에 도착한 후 분위기는 점점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사고가 발생한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시간은 12월 30일. 그리고 그 하루는 끝없이 반복된다.

『오늘, 오늘, 오늘! 12월 3x일』은 시간 반복이라는 장치를 통해 가족이라는 관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소설이다. 재환의 가족은 겉보기엔 완벽하다. 사업을 하는 아빠, 프리랜서로 일하는 엄마, 뭐든 야무지게 해내는 쌍둥이 초연까지.

하지만 하루가 반복될수록 드러나는 가족의 속사정은 결코 평온하지 않다. 이 소설은 “가족이니까 다 안다”는 착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대화 없이 상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면, 가족도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30대에 겪었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정말 별것 아닌 ‘미싱’ 하나로 서러움이 폭발했던 날이다. 그날의 감정은 단순히 그 사건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쌓여온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었다.

감정은 한 번에 쌓이지 않는다. 공든 탑을 쌓듯 차곡차곡 쌓이고, 그 사이 대화가 없다면 그 탑은 언젠가 무너지게 마련이다. 이 소설 속 가족 역시 그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픔은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한 채 마음속에 묻어두게 된다. 『오늘, 오늘, 오늘! 12월 3x일』은 바로 그 지점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어느 가족에게나 어려운 고비는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어떻게 함께 보내느냐이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대화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가족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이 소설은 말한다. 가족은 저절로 지켜지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음을 다할 때 비로소 가족도 유지된다는 것을. 소중한 관계일수록 더 많은 존중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천히 걷는 사람들
김희영.류정희 지음 / 담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천천히 걷는 사람들』은 「언터치 육아(2024)」의 일부를 그래픽 노블로 완성한 작품이다.
육아로 지친 저자, 발달이 늦은 아이, 일에 지친 남편.
모든 것이 벼랑 끝처럼 느껴지는 순간, 가족은 과감히 제주 한 달 살기를 선택한다.
이 책은 그 결정 이후의 시간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기록이다.

살다 보면 내 앞에 벽이 가로막고 있는 듯 답답할 때가 있다. 아무리 애써도 풀리지 않고, 어디로 가야 할지 보이지 않는 순간들. 모든 걸 내려놓고 싶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쉽게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주인공이 모든 것을 잠시 내려두고 제주로 떠났다는 선택이 부럽기도 했고, 동시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결정을 했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나 역시 한때 제주 한 달 살기를 꿈꿨던 적이 있다. 제주는 나에게 언제나 힐링의 공간이고, 힘들 때마다 떠올리게 되는 곳이다. 비록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이 책 속 제주 풍경은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있어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주인공과 함께 걷고, 쉬고, 숨을 고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가 전해졌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힘든 시간을 부부가 함께 견뎌내는 것이다. 지치고 예민해질 수 있는 순간에도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의지가 되어준다. 혼자였다면 버거웠을 시간을,
함께였기에 조금 더 단단하게 버텨낼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혼자보다 같이 갈 때 더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천천히 걷는 사람들』은 말한다. 다른 사람들의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우리는 종종 남들과 비교하며 뒤처졌다는 생각에 불안해하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사람과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로 내 삶을 채워갈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꾸 주위를 둘러보느라 정작 내 속도를 잃어버린 것 같을 때, 이 책을 통해 나만의 시간을 다시 돌아보게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우동가게 - 손바닥만 한 이야기
강순희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행복한 우동가게』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남편의 사업 실패 이후, 우동가게를 열게 된 저자가 그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저자는 “인생은 소설이다”라는 생각으로 손님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마음에 공감하며 하루하루를 기록해 나간다.

우동가게를 연 첫날, 소심한 성격 탓에 손님에게 아무 말도 건네지 못했던 저자.
하지만 다 먹고 나가는 손님에게 용기를 내어 “첫 손님이세요”라고 말하게 되고, 그 손님은 이후 작은 선물을 보내온다.
이 장면에서 사장과 손님이라는 관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이 오가는 순간이 느껴져 유독 따뜻하게 다가왔다.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회사에서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다. 해고한 사람과 해고당한 사람이 서로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마주하는 순간, 단순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가 아닌 각자의 삶의 무게가 전해진다.

이 장면을 읽으며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사정은 있고, 마음을 열고 이야기한다면 세상은 조금 더 오해 없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과 열린 태도가 있다면, 우리 사회도 지금보다 더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동가게에는 정말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온다.
말없이 우동만 먹고 가는 손님, 술 한 잔에 신세 한탄을 늘어놓는 손님,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우동 한 그릇을 앞에 둔 사람들.

그 모습들은 우리가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 그대로의 인생과 닮아 있다.
누구에게나 고민이 있고,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기에 이 책은 자연스럽게 공감을 불러온다.

책을 읽으며 이 우동가게는 단순히 우동을 파는 곳이 아니라,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집 같은 공간으로 느껴졌다.
비 오는 날에도, 힘든 날에도, 좋은 일이 있는 날에도 들르고 싶은 곳.
손님들이 남기고 간 쪽지와 감정들이 쌓여, 이 공간은 어느새 마음의 창고가 된다.
우동가게의 진짜 주인은 사장이 아니라, 그곳을 채워온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행복한 우동가게』는 우동 한 그릇에 담긴 사람들의 인생을 조용히 마주하게 해주는 책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에세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7,300km를 날아온 로아
추민지 지음 / 어텀브리즈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7,300km를 날아온 로아』는 저자의 남동생과 결혼을 위해 쿠르디스탄에서 한국으로 날아온 로아의 결혼 이야기를 담은 연애 관찰 에세이다. 단순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사랑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기록한 책이다.

나에게도 남동생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처음부터 남다르게 다가왔다. 동생이 먼저 결혼을 했다는 점에서 책 속 상황이 우리 가족의 이야기와 너무 닮아 있어 자연스럽게 공감하며 읽게 되었다.

특히 결혼 준비 과정에서 집을 알아보는 장면은 그 당시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 겹쳐 보였다. 그때의 고민과 감정들이 하나씩 떠오르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도 사랑을 위해 7,300km라는 긴 거리를 날아온 로아의 선택은 무척 인상 깊었다. 한 번도 직접 만나지 못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날 수 있었던 그 마음의 확신이 솔직히 부러웠다.

나 역시 누군가를 만날 때 기대보다는 의심이 먼저 앞서는 편이다. 하지만 로아는 달랐다. 상대방을 향해 마음을 열고 믿으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소개팅 장소를 정해달라는 저자의 소개팅남의 말에 오히려 그것을 배려라고 받아들이는 장면에서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 시선과 마음이 참 예쁘게 느껴졌다.

쿠르디스탄에서의 삶을 과감히 떠나 사랑을 선택했지만, 로아는 사랑 때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간다. 그 모습이 멋있게 다가왔다.

또한 그런 로아를 위해 조금씩 변화해 가는 저자의 남동생의 모습 역시 오래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를 위해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그것 또한 사랑의 중요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300km를 날아온 로아』는 건강한 사랑이 무엇인지 조용히 보여주는 책이다. 사랑은 소중하지만 삶의 전부는 아니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인내하고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읽고 나면 ‘사랑이란 무엇일까’를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되는 에세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