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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늘, 오늘! 12월 3X일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31
박상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첫날, 엄마가 깨우는 소리에 재환은 잠에서 깬다. 연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설렘 속에 시작된 가족여행이지만, 제주에 도착한 후 분위기는 점점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사고가 발생한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시간은 12월 30일. 그리고 그 하루는 끝없이 반복된다.
『오늘, 오늘, 오늘! 12월 3x일』은 시간 반복이라는 장치를 통해 가족이라는 관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소설이다. 재환의 가족은 겉보기엔 완벽하다. 사업을 하는 아빠, 프리랜서로 일하는 엄마, 뭐든 야무지게 해내는 쌍둥이 초연까지.
하지만 하루가 반복될수록 드러나는 가족의 속사정은 결코 평온하지 않다. 이 소설은 “가족이니까 다 안다”는 착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대화 없이 상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면, 가족도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30대에 겪었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정말 별것 아닌 ‘미싱’ 하나로 서러움이 폭발했던 날이다. 그날의 감정은 단순히 그 사건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쌓여온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었다.
감정은 한 번에 쌓이지 않는다. 공든 탑을 쌓듯 차곡차곡 쌓이고, 그 사이 대화가 없다면 그 탑은 언젠가 무너지게 마련이다. 이 소설 속 가족 역시 그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픔은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한 채 마음속에 묻어두게 된다. 『오늘, 오늘, 오늘! 12월 3x일』은 바로 그 지점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어느 가족에게나 어려운 고비는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어떻게 함께 보내느냐이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대화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가족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이 소설은 말한다. 가족은 저절로 지켜지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음을 다할 때 비로소 가족도 유지된다는 것을. 소중한 관계일수록 더 많은 존중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