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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블루스 - 설탕,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독, 개정판 ㅣ 마이너스 건강 3
윌리엄 더프티 지음, 이지연.최광민 옮김 / 북라인 / 2006년 8월
평점 :
속독으로 읽었다. 설탕은 역사 속에 식탁 위에, 몸속에, 구대륙에 신세계에 가득하다. 저자의 논조는 비장하고 단호하다. 그 단호함은 물론 자신의 삶과 지식이 하나가 된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삶 밖으로 벗어날 때, 역사속의 사건과 설탕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대목은 드라마틱하지만 비약이 심하다. 의학적인 논리는 약간 헐겁고, 통계와 관련된 부분 역시 물론 누구도 증명하거나 반증할 수 없지만, 정통 서양 의학 교육, 혹은 통계에 대한 약간의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볼 땐, 논리적 타당성을 증명하기엔 부족함을 숨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책의 힘은, 재론하지만, 저자의 삶이 지식과 하나되어어있다는데서 뿜어져나온다. 머릿속으로 이거...별로...하던 나도 아침에 커피에 설탕을 반을 덜어내는 나를, 과자 사는 손을 거두어들이는 나를, 콜라를 벌컥이다가 움찔 뱉어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과자 좋아하는 여자친구한테 하는 잔소리도 늘었다. 아마 밑져야 본전이다..는 생각이 그 바닥에 있을 것이다.
환자들에게 식습관과 운동과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약을 처방하는 초보의사인 나에게, 이런 책들은 당황스럽다. 내 삶의 사적인 부분과 직업으로서의 공적인 부분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어떻게 조화시킬것인가 하는 문젠, 쉽게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