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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입학전 읽기능력이 평생성적을 결정한다
이정균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 미르북스 <초등입학전 읽기능력이 평생성적을 결정한다>
읽기 능력이란 단순히 글자를 읽고 뜻을 아는데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헤아리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읽기'는 언제나 '듣기'를 수반한다는 것이다.
읽기 능력을 높여주기 위한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당연한 말이지만 '책읽기'다.
책읽기가 반드시 아이가 제 힘으로 모든 책을 읽어야 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몇 개의 글자를 읽을 줄 아느냐가 아니라
아이가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능력과 책에 대한 흥미가 얼마나 있느냐다.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도 읽기 능력과 아이들의 '이해력'에 관한 것이었다.
- <초등입학전 읽기능력이 평생성적을 결정한다>의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이정균은 20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 초등학교 교사다. 6차, 7차 초등 국어교과서 집필위원으로도 참여했었고, 현재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의 모임에 운영진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래서 모든 이야기의 초점은 자신이 초등학교 재직 중에 만났던 아이들과의 경험과, 수업 중에 아이들이 힘들어 했던 여러 문제들을 중심으로 그 문제를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가 아니라, 초등학교 입학 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대안으로 '독서지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요즘 조기교육의 뜨거운 열기, 대부분의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이미 글을 읽고 쓰고, 수세기와 구구단을 외우고, 영어와 한자까지 알고 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스스로 글자를 읽고 쓰기 시작하고, 학습지를 풀기 시작하면, '이제 학교에 보내도 되겠다.'는 안도감을 가지며, 입학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학교에 보낸 아이가 글도 읽고 쓰고 영어와 수학도 아는데,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적으라는 문제만 내놓으면 먹먹한 표정이 되어 버린다. 빨리 말하고 빨리 판단하고 답을 쓰는 요령까지는 익혔는데, 곰곰히 생각하고 충분히 느껴서 자신만의 의견을 만들어내고 표현하는 일에는 능숙하지 못하다는 일이다. 저자는 이 문제를 <읽기>의 문제라고 결론짓고 있다. 또, 저자의 읽기는 단순하게 글자의 소리를 변별하고 입으로 말하는 것을 말하는 읽기가 아니라, 부모가 읽어주는 소리를 듣거나 자신이 직접 소리내어서 읽거나 소리를 소리로 흘려 버리지 않고 생각하고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모두 포함한 읽기라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서 듣기와 이해를 바탕으로한 읽기라는 것이다.
<읽기>는 말하거나 듣는 일처럼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오히려 말하거나 듣는 것보다 더 체계적인 훈련을 필요로 하며, 이 훈련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책읽기'를 꼽는다. 듣고 헤아리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이보다 더 훌륭한 교과서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이해력을 도울 수 있는 제대로 된 책을 고르기 위해서는 부모의 좀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부모에게도 책에 대해 알고 고르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령마다 받아들일 수 있는 단어에 한계가 있고, 연령마다 꼭 필요한 이야기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책을 고를 때에 베스트셀러나 '~카더라' 통신 맹목적으로 쫒아가는 인스턴트식의 부모 안목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도 제대로 된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워야 하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좀더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망을 알아내고 이를 통해서 양질의 책을 골라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속에는 책을 고르는 안목이나 정보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만한 내용도 간략하게 수록하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아쉽다는 생각이 곱씹어진다. 세상의 많은 문제거리에 대해 비판하거나 문제를 표면으로 끌어 올리는 사람은 많은데,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흔하지 않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도 떠오른다.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의 입학전 준비에 여러 조기교육만을 넣을 것이 아니라, 충분한 책읽기가 필요하다는 문제제시도 공감하겠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공감하겠다. 부모가 더 갖추고 공부해햐 한다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좀더 진지하게 접근하고 충분한 대안을 제시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책 내용을 살펴보면 전체내용의 8/10 이 연령별 책소개가 실려있고, 1/10이 아이에게 좋은 책을 골라주는 비결인데, 이 책소개가 단행본을 전혀 접해보지 못하는 엄마들이라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이의 책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단행본을 두고 고민을 해본 엄마들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연령별로 제시된 책 리스트들이 베스트셀러나 유아권장도서 목록과 거의 흡사할 뿐, 그보다 깊은 있는 내용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책을 소개하는 내용이나 독후활동의 내용도 오히려 다른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것보다 압축적이고 별반 다르지 않아서 신선한 느낌이 없다. 한마디로 차별화된 전문가적인 안목이나, 지금껏 활용하던 방법보다 좀더 깊이있거나 폭넓거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좀더 솔직하게 표현하면, 지금껏 우리가 보아왔던 좋은 책 리스트나, 그 책의 내용이나 활용법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이 책에 실어놓은 느낌이다.
평생 책을 즐기고, 독서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려고 아이에게 관심과 정성을 쏟는 세상의 많은 엄마들의 수준은 의외로생각보다 낮지 않다. 책 하나 하나를 고르는 엄마의 마음과 고민은 하루아침에 시작되지 않았고, 누구보다 열심히 고민하고 여러 매체를 통해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그들의 수준을 너무 쉽게 일률적으로 하향평준화해서 대안을 제시한 것은 아닌지 조금 씁쓸하기까지 하다. 아이들의 책을 고르는 엄마들의 마음은 단순히 마트에서 시장에서 물건 고르는 것과는 다르다. 엄마들의 마음과 애정과 열정은 겉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열정적이다. 누군가에게 진심어린 충고와 대안을 제시할 때는, 그들의 수준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이것은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교육문제는 부모도 학교나 사회도 국가도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자는 결론이 아니라, 혹시 아이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듯이 부모도 가르치겠다는 관점을 가졌던 것은 아닌지. 너무 모른다는 가정하에서 시작한 대안이라 씁쓸하다.
아이에게 꼭 맞는 책을 고르는 비결에 7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대안 중에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고, 도움이 되는 내용도 있다. 그런데, 이 비결이라는 것을 읽으면서도 좀더 독서나 책에 대해 전문가였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도 아니라면 책을 만드는 데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고루 책에 대해 설명했더라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 아니면, 철학이나 문학에 깊은 고민과 연구를 해온 사람이거나 적어도 아동문학가나 유아교육전문가가 그들의 전문적인 안목과 시선을 바탕에 두고 책을 선정하고, 유아의 연령과 성장, 상호작용이나 사고나 도덕의 발달을 모두 인지한 입장에서 독서를 논했다면 오히려 좀더 설득력이 있었을까? 독서를 취미나 대안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나, 영리를 바탕으로 독서교육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닌, 독서를 평생교육의 중심에 놓고 책을 읽는 일이 평생학습의 큰 근원이며, 줄기라는 생각에서 접근하고 고심하고 연구한 사람의 대안이길 희망했던 것은 지나친 욕심이였을까. 세상의 많은 책들에 대해 조금은 겸손하지만 깊이있고, 열정적으로 접근하는 시선과 좀더 과학적인 고민으로 대안을 제안했더라면 훨씬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에 정말 마음 씁쓸하고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