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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하지 말고 똑똑하게 말해요 - 올바른 의사표현을 도와주는 책 ㅣ 차일드 커뮤니케이션 Child Communication
안미연 글, 강경수 그림 / 상상스쿨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 상상스쿨 <우물쭈물하지 말고 똑똑하게 말해요>
표현력이 아직 미숙한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에게 일상적인 여러 상황에서 사용하는 언어적 표현을 알려 주세요.
아이에게 질문을 할 때는 '예' 혹은 '아니오'처럼 단답형의 대답을 유도하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개방형 질문이 좋습니다.
- <우물쭈물하지 말고 똑똑하게 말해요>속의 선생님의 편지 중에서.
단어 몇 마디로 시작하던 아이의 말이 어느날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기쁨과 동시에 걱정도 생겨났다. 평소에는 충분히 자신의 의사를 잘 말하던 아이가, 부모 외에 다른 사람들의 앞에서는 머뭇거리거나 때로 자신의 의사전달 욕구를 포기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말을 몰라서 말을 못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이가 왜 말문을 닫을까. 하고 싶은 말을 왜 참으려고 하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으려는 것일까. 혹시 아이 내면에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고민이나 문제가 생겼을까 싶은 고민과 함께, 이것이 아이의 자신감이나 성격과 연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와줄 방법들을 찾다가 선택했던 책이다.
주인공 코니는 부끄럼쟁이다. 유치원의 수업 중에도 답은 속으로만 말하고, 손을 들고 발표하지 못한다. 친구들과 함께 놀 때도, 좋아하는 친구 앞에서도 너무 작게 말해서 들리지 않는다. 이 코니가 어떻게 자신의 어려움을 이겨낼까. 코니에게 부드럽게 타이르며,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혜로운 코니 엄마가 부럽다. 어쩌면 우리 아이도 코니 엄마가 부러울까. 그 비밀스러운 지혜는 차마 밝힐 수가 없다.
가로 22 * 세로 24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푹신한 양장본이다. 모서리에 라운드 처리는 없지만, 표지가 푹신하게 처리되어 있어서 딱딱한 양장본에 비해서는 아이의 안전에 덜 걱정스럽다. 페이지마다 글밥이 적게는 5줄에서 많게는 20줄 가까이 되고 내용이 제법 길기 때문에, 유치부 아이들에게 더 적당할 듯하고, 읽기 독립용 보다는 엄마와 함께 읽고 대화 나누기에 더 적당한 책이다.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는 그림이여서 호기심을 끌기에는 좋지만,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아주기에는 그림이 아주 예쁘지는 않다. 아이에게도 다소 긴장감을 연상시키는 내용이여서 그런지, 그림 탓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이가 스스로 좋아하고 꺼내와 읽기를 즐기는 책은 아닌 듯 싶다.
아이가 사람들 앞에서 말문을 쉽게 열지 못하는 이유나, 어떤 말을 하기 위해 망설이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유가 있는 듯 싶다. 내용의 깊이나 소재가 심리학을 전공했다는 저자의 경력에 비하면 왠지 조금 허탈하다. 책 속의 저자는 그것을 수줍음과 용기의 부족이라고 단정짓지만, 실제로 어른들의 경우만 보아도 다른 누군가와 말을 한다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단지 수줍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훨씬 여러가지 감정상태나 경험이 아이 내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나, 말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단순한 수줍음 때문이 아닌 경우라면, 내용 전체에 대해 설득력이 없어지는 취약점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점이 가장 아쉬웠다. 책을 만들 때, 작가의 고민이 좀더 들어갔더라면, 말을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좀더 깊은 배려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랬다. 또한, 아이들이 읽는 책을 만들거나 쓰는 사람들은 보통 어른들의 눈이 아니라, 조금은 아동에 대해 전문가적인 안목을 가졌으면 싶다. 아이들이 책의 내용에 신뢰를 가지고 그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하려는 순수한 마음과 의지를 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동화가 끝나면, 책 뒷부분에는 유아교육과 교수가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가 실려있다. 오히려 이 글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 도움이 되는 듯 싶다. 아이들이 의사표현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알려주고, 어떻게 도와주고 이끌어야 할지에 대해 유아교육 전문가 답게 충고한다. 이것이 우물쭈물 하며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아이들에게 직접적이고 핵심적인 해결방법은 되어주지 못하더라도, 부모로서 아이에게 어떤 도움이 되어야 할지, 어떤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간략하게라도 도움이 된다.
모든 책이 내게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은 안다. 때로는 조금 아쉽고, 때로는 고맙기도 한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 책의 경우에도, 우리 아이가 때로 우물쭈물 하며 말을 못하는 것이 수줍음이나 용기 부족 때문이였다면 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 글을 읽는 다른 사람들은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내용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의 특성에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지는 아쉬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