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 혼자 읽기의 힘 -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습관
낸시 앳웰 지음, 최지현 옮김 / 북라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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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라인 <하루 30분 혼자 읽기의 힘>

 



극작가 노라 에프론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 심해황홀증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다이버가 깊은 수심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 어느 방향이 위쪽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착란상태를 뜻한다. 다이버는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 몸이 대기의 산소량에 적응하지 못하는 벤드현상(수심중독)을 경험할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내가 책을 읽다가 현실로 돌아올 때 느끼는 현상과 똑같다."
                                    - 북라인 <하루 30분 혼자 읽기의 힘>의 글머리에서.

 

   나는 책이나 저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없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독서습관을 알려주는 흔한 실용서 중에 하나이거나 부모 교양서 정도로 여겼기 때문이다. 내 아이의 독서습관을 제대로 잡아주고 있다고 믿었고, 부모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독서습관에 대해 도움을 얻고 내가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약간의 정보를 얻고자 하는 것이 책을 선택했기 때문이였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간단한 정보를 알려주는 가볍고 쉬운 실용서가 아니였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아득해질만큼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책이였다. 이렇게 열정이 가득한 누군가를 다시 만난다는 것은 그것이 현실 안에서든 책속에서든 가슴이 벅차도록 반갑고 감사한 일이며, 커다란 행운이다.

   자신에 대해 독서방법론과 실천에 대해 잘 아는 베테랑 교사가 아니라, 그저 잘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평범한 교사라고 말하는 겸손한 저자 낸시 앳웰은 1973년부터 미국에서 영어와 역사를 가르쳐 왔고, 1990년 메인 주 엣지콤에 독서학교 CTL(Center for Teaching and Learning)를 세웠다. 전체 학생 수 80명, 교사 7명의 작은 규모지만, 언어영역 부문에서 미국 최고 수준의 교양과 실력을 자랑하는 아이들로 키워내고 있는 그녀는 분명, 독서교육에 있어서 최고 전문가 중의한 사람이다. 이 책은 그런 그녀의 교사로서의 오랜 경험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므로, 언어영역이나 독서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에게 도움이 될만한 교육활용서로 손색없으며, 자신의 목적과 열정에 방황하는 교사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또한 평생동안 책을 벗하며 즐기는 독서가로 아이를 키우려는 포부를 가진 부모에게는 멀리보는 교육의 힘과 지혜를 알려주는 독서육아서이기도 하다. 물론, 부모를 위한 독서가이드는 이 책의 전체 내용 중 1/10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왜냐하면 아이의 삶에서 언어와 독서가 미치는 거대한 힘을 상상해보면, 교육이나 육아에서 분명하게 선을 긋고 역할을 나누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 것이며, 아이와 교사와 부모가 뜻을 같이 하고 서로에게 지원자나 지지자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왜 책을 읽는지 그 열정과 즐거움에 대해 잊어가고 있다면, 독서가로서의 삶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그런 자신을 위해 읽어도 좋다.

 
재미없는 책을 읽기에 시간은 너무 부족하고 좋은 책은 너무나 많다.
아이들에게 만족스럽지 않다면 얼마든지 책을 내던질 수 있는 허락 이상의 권리가 필요하다.
부모나 교사가 기꺼이 그래도 좋다고 응원해 줘야 하고, 경우에 따라 읽지 말라는 중단 명령도 필요하다. 

아이가 책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단 한 권이면 족하다. 

"책을 그만 읽기로 결심하기까지 적어도 몇 페이지나 읽어야 할까?"라고 묻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 본문(p 62) 중에서.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오직 하나의 주제만을 향해 나아간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독서 취향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자신의 독서 방식에 대해 확신과 자부심을 갖게 해서 평생 자율적이며 주체적인 독서가로 살아가길 바라는 것이다. 그 아름다운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그 방법적인 면에서는 이미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실행이 어려운 것들도 있고, 때로 철저한 학습자중심 다시 말해 독서하는 아이들 중심이여서 다소 파격적이며 놀라운 것들도 있다. 그러나, 그녀의 판단은 대부분 옳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어린시절 가장 바랬던 독서환경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왜 그것이 어른이 되면서 잊혀지고, 수많은 권장도서목록이나 새로운 독서 프로그램 속에 묻혀버렸는지 아쉽다. 그녀는 철저하게 독서하는 아이, 학습자 중심에서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한다. 그리고 그녀 자신도 결국 그 아이들을 위한 자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책을 읽는 아이들이 충분히 활용해도 좋은 자원으로서 부모나 교사인 내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깊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또한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닐지라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 내 몫의 과제이며 책임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제 1 장은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자신만의 독서 기술을 가르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그녀의 경험과 방법을 제시한다. 제 2 ~3 장은 몰입과 리딩존, 아워북에 대해 말한다. 개성과 에너지가 넘치고 때로 파격적이며 거친 아이들이 어떻게 책속에 몰입하며, 몰입의 거대한 물결을 눈앞에 펼쳐주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책'인 아워북과 그들의 권리를 말한다. 제 4장은 책을 고르고 읽는 모든 아이들에 대한 존중과 독서 장애아를 위한 희망 메세지를 말한다. 제 5 장은 심미적 독서와 정보처리식 독서의 차이에 대한 오랜 고민과 갈등, 그녀만의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제 6 장은 독서토론회와는 조금 다른 그녀만의 독특한 <북토크>에 대해서, 제 7 장은 독후감과는 조금 다른 <독서 편지>에 대해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성장하며 감동하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제 8 장은 남자아이가 책을 싫어한다는 것은 편견일 뿐이라는 것을 자신의 경험과 실제 예를 통해서 실감나게 보여주며, 효과적으로 남자아이를 독서가로 키우는 간단하지만 실질적인 도움방법을 알려준다. 제 9 장은 성인의 문턱에 다다르면 책에서 멀어지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우리의 노력에 대해, 마지막 장은 부모와 교사를 위한 독서 가이드의 요약으로 끝맺는다.

   대부분의 부모나 독서교육 관계자들은 아이들에게 많은 책을 읽기를 권하며, 때로 많이 읽히기 위해서 속독을 권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일류대학 진학을 위해서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 수많은 독서 프로그램들이 등장했고, 기관이나 협회마다 필독서 리스트를 내놓기도 한다. 그러면서 정작, 그 모든 노력을 아이 혼자 하도록 떠밀고, 혼자서도 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혼자 읽기에만 능숙한 아이들의 미래를 상상한 적이 있는가? 다른 선행학습들처럼 책읽기 조차 빨리 많이 읽기만 하면 저절로 효과적인 독서교육이 되리라 믿고 있는가? 나는 책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아이가 읽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책을 고르고 책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고 말할 모든 권리는, 책을 읽는 아이에게 주어져야 한다. 얼마나 읽었고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태도는 안도감을 느끼고 싶은 어른들의 이기심일지도 모른다. 아이를 격려하고 도움을 주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책속에 파묻혀야 하고, 아이들에게 스스로 자원이 될 수 있을만큼 충분히 읽고 이해하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을 시험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역할은 아이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순간이 어떤 순간인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그에 맞는 적절한 도움을 주기 위해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충분한 자원이 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아이들이 읽었던 책과 지금 읽고 있는책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지만 어떤 책을 필요로 할지에 대해서도 풍부한 정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이보다 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충분한 전문가가 되거나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자신을 돌아보는 일부터 시작했다. 나는 왜 책을 읽기 시작했으며, 책을 좋아한다는 믿음은 나의 어떤 기억에서 시작된 것인지 더듬어 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가 그토록 되찾고 싶어했던 열정에 대해 그것이 나의 기억 어디엔가 남겼을지 모를 흔적들을 찾아내었다. 내 삶의 어디에선가 책을 향해 열망하던 시점에서 멀어져 버렸지만, 그녀는 내 인생의 나침반을 다시 그곳으로 향하게 했다. 저자 낸시 앳웰의 열정에는 전염성이 있었다. 책을 읽는 노력이나 열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는 그녀 덕분에, 독서 교육이나 독서 양육에 대해 나는 조금 두렵고, 더 큰 책임감과 노력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그녀는 그것들을 포기하지 못할만큼 큰 희망의 메세지와 꿈도 함께 제시했다. 나는 내 인생을 다시 바꿔 줄 책 한 권을 발견했고, 그 놀라운 힘은 언젠가 내 가족과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이들도 움직여주길 바란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교사들의 변명에 대해 페냑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책을 읽을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엇도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지 못하게 막을 수는 없었다."
교사들은 책 읽는 즐거움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야 책을 통해 배운 지식을 아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 
                                               - 본문(p 23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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