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심리백과 - 아들의 마음을 알면 아들의 미래가 달라진다 ㅣ 굿 페어런츠 시리즈 2
마이클 거리언 지음, 도희진 옮김 / 살림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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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림 <남자아이 심리백과>
 

 

 

   천천히 읽어야 하는 육아서다. 내용이 어려워서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내게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고, 늘 호기심으로 가득하며 에너지가 넘치는 아들이 있다. 고백하건데, 단 한번도 내가 그들을 잘못 오해하고 있다거나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것은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가려내고, 서로 다른 신체구조를 가진 것처럼 뇌의 특성도 다르다는 것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다 하더라도 인간이라는 하나의 공통분모 안에서 생각하고 접근하면 모든 것이 크게 문제 될 것이라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내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두 남자와의 관계에서 크게 문제될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보여주는 모든 착각과 오해들은 이 사회안에서 충분히 용인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그들에게 묵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문화 내림이나, 죄의식이나 미안한 마음없이 그들에게 요구하고, 행하는 모든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알려고 하지 않음으로 해서, 내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남편과 아들은 불편하고 때로 힘들었을 것이다. 자신들의 불편함과 억울함, 힘겨움을 당연하게 받아 들이고, 스스로를 비난하도록 두었을 것이다. 때로는 아내와 어머니로서 그 비난과 오해의 중심에 서서 죄책감없이 몰아 세우기도 했을 것이다. 

   나는 정말 책을 천천히 읽어야 했다. 다시 잊지 않기 위해 밑줄을 긋고 곱씹어야 했다. 그리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평소의 수많은 사소한 오해와 불편한 감정들 대신 편안한 마음으로 아들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좀더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아이가 부족해 보이거나 힘들어하는 상황을 만나면 아이를 탓하기보다, 아이의 두뇌와 호르몬 특성을 떠올릴 것이다. 아이를 산만하다거나 거칠다, 혹은 언어능력이나 독서, 집중에 대해서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며, 아이에 특성과 이해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아이를 도와줄 방법들을 찾으려 고민하게 될 것이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나는 몇번쯤은 다시 책을 펴보고 밑줄 그은 내용들을 찾아 읽어야겠지만, 아들에게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엄마이고, 자신을 믿고 기다려주는 부모라는 믿음을 주고 싶다.
 

여성들은 남자가 잘 듣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이는 남성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여성은 양쪽 귀를 사용하여 더 많은 정보를 듣곤 한다.
남성은 평생동안 여성이 말하는 것보다 더 적게 들으며, 이것은 남녀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아들이 부모의 말을 제대로 듣고 있지 않다고 생각될 때 화내고 소리 지르기보다는,
남자아이의 뇌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아이가 잘 듣지 않는다면 남자아이들의 가장 뛰어난 감각인 시각적 자극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이야기나 게임, 사물을 통해서 메세지를 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어떤 자극에 가장 민감한지 알아내는 것이 첫번째 과제이다.
                                        - 살림 <남자아이 심리백과>의 본문(p 40) 중에서.

 
   작가 마이클 거리언(Michael Gurian)은 가족치료, 사회철학, 임상의학, 교육, 기업 컨설턴트 분야 전문가이며, 신경 생물학과 뇌 연구의 성과들을 공공정책이나 학교 뿐만 아니라 직장과 가정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시도하고 노력 중이다. 교육자로서 그는, 하버드를 비롯해 존스 홉킨스, 스탠포드, 콜로라도 대학교, UCLA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그의 교육관과 교육철학에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과 미국등 여러 지역에서 살아온 경험과 연구결과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는 정중하지만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는 힘을 느끼게 하는 작가이며 교육가였다. 페미니즘과 남성사회의 내력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으려는 노력들이 있었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만 간략히 소개한다면, 제 1부는 남자아이가 왜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태와 문화영향을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제 2부는 남자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고 있으며, 부모나 가족, 행동모델이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혹은, 해주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내용들이다. 제 3부는 본격적인 남자아이 키우는 법에 대한 내용으로, 규칙이나 양심, 도덕적 가치, 사랑과 성, 남성의 역할 등을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 효율적이며,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의 글은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으려는 새로운 고민들로 가득차 있다. 여성과 남성, 두 성의 차이를 두고 어느 하나의 성에 대한 우열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며, 각 성의 생태적 특징을 이해하고, 그 특성을 충분히 살리고 즐길 수 있는 교육과 육아를 하자는 것이다. 전세계 교육영향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던 미국식 교육이란 것은 이런 생태보다는 인위적인 교육을 더 강조한다. 인위적인 교육의 힘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무분별한 조기교육과 선행학습이 넘쳐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미국식 교육과 육아에 반기를 든다. 페미니즘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페미니즘의 발상에서 비롯된 부드러운 남성 만들기에도 반기를 든다. 남성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들이 가진 특성을 최대한 발휘하고 즐기도록 하라는 것이며, 남성이 자신을 알고 인정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비교로 인해 얻어지는 우월성이 아니라, 태생과 문화의 영향속에서 키워지고 다듬어진 남성 존재 그자체에 의미를 두게 하자는 것이다.

   그의 글은 잠시 그런 모든 것들에게 한발 떨어져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앞서 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잘못된 길을 선택한 것이라면 어찌 할 것인가. 빨리 많이 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천천히 효율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것이다. 내 아들은 지금 내게 사랑받고 싶을 뿐이고, 내게 존중받고 싶을 뿐이다. 지금은 작은 오해로 부터 시작되었던 내 아들의 상처나 외로움을 달래주어야 할 때이다. 나와 내 딸이 남편을 좀더 이해하고 더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남편을 비롯해 모든 가족이 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방식의 사랑으로 더 많은 것을 나누어야 할 때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작은 배려로 시작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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