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 현상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오승민 그림 / 밤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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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간략소개

<꽃이 진 자리>, <한판 붙어 볼래?>(초판 수록작 <촌놈과 떡장수>), <금단 현상>, <십자수>, <임시 보호>(신작), 이렇게 다섯 편을 묶은 동화집이다.

각 이야기마다 주인공 아이는 삶이 격변하는 고비를 만나고, 그 산을 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감상

낯선 이웃과 말을 나누고, 나이를 초월해서 맺는 우정이 있다. 벚꽃 꽃송이 하나하나마다 은은한 불이 켜지는 것 같다고 느꼈던 아이. 그 불빛으로 상상하는 걸 꿈꾸던 아이. 처음에는 불퉁거리는 말투를 가졌던 아이가, 마지막에는 공손히 인사하고 나오는 모습에 나도 벚꽃 같이 마음이 환해졌다. _<꽃이 진 자리>

도시로 이사 오고 촌놈이라 놀림 받으며 힘든 도시생활을 보내는 아이는 시골에서 자신이 했던 행동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겪어보지 않고는 몰랐던 일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들여다 보게 되는, 세계관이 확장되는 경험을 한다. _<한판 붙어 볼래?>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욕구. 친구의 횡포에 당당하게 맞서게 되었을 때에야, 괘씸하게만 여겨졌던 성규 또한 자신과 비슷한 마음이 아니었을지 이해해 보게 된다. _<금단 현상>

다정했던 엄마, 아빠의 일상에 초강력 방향제 같은 할머니의 등장으로 집 안 공기가 달라지고..사과를 하지 못하고 있는 아빠에게 돈보다 정성이 들어간 선물을 해주라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그 집안의 막내 아이였다. 어른들이 잘 하지 못하는 일들을 아이들은 쉽게 해낸다. _<십자수>

엄마, 아빠는 한 팀으로 행동하며 움직인다. 유기견 임시 보호 또한 아이의 빛나는 미래를 위한 입시 전략 중 하나일 뿐. 계획했던 경시 대회가 끝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이 최선일까 고민하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는 결심한다. 부모님은 나의 임시 보호자이고 영원한 보호자가 될 수는 없다고. 내가 정말 좋아서, 힘들어도 즐겁게 견디며 할 수 있는 걸 찾고 싶다고 부모님에게 말할 만큼 생각이 깊어진다 . _<임시 보호>

 

#인상깊은구절

p69 마음 밑바닥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솟구쳤다. 처음엔 그것이 불길처럼 타오르다 연기처럼 흩날리고 말 질투 같은 건 줄 알았다. 하지만 뜨거운 무엇인가는 점점 단단해지더니 마음 한가운데 기둥처럼 곧추섰다. 그 기둥이 마음을 받쳐 주는 것 같았다.

p123 아빠 목소리도 행복하게 들리지는 않았다. 심장이 더 세게 뛰었다. 우리 모두 애쓰고 있었던 거다. 가슴속에서 피어오르는 불안과 회의를 외면하며 원 팀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거다. (...)

나는 눈을 떴다. 그러고 엄마 아빠를 불렀다.

'나도 정말 내가 좋아서, 힘들어도 즐겁게 견디며 할 수 있는 걸 찾고 싶어요. 그때까지 지켜보며 기다려 주세요.'

이 말만큼은 부모님보다 내가 먼저 꺼내기 위해서였다.

 

#총평

따라서 배움의 방법론의 핵심은, 배우는 일이 자기의 정당성을 흔들고 머리를 아프게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기쁨을 준다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 기쁨이 골치 아픔보다 훨씬 더 크고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음을 경험할 때 사람은 배움에 기꺼이 나서게 된다. 이 경험이 있어야만 "선생님, 다시 한 번 해볼게요."라는, 가르치는 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을 배우는 이가 하게 된다.

287쪽, <유튜브는 책을 집어 삼킬 것인가>

 

어쩐지 독서 후에, 위 책의 구절이 떠올랐다.

배운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 '다시 한 번 해볼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너를 알고 나를 아는 경험. 나의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을 했을 때 기꺼이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의 성장 분투기를 읽으며 나의 성장 동력에도 불을 질러 본다.

마지막에도 작가의 말을 인용하며 마무리한다.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며 위로받고 성장하는 동화 속 아이들처럼 여러분도 그러길 바랍니다.

일상을 빼앗은 바이러스도 그 일은 막지 못할 거예요.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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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해마 그림 / 밤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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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간략 소개

달밭마을에 사는 미르, 소희 바우가 각자 가지고 있는 상처를 보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7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동화의 개정판이며, 고학년 동화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어른이 봐도 역시나 좋은 동화책이다. 이제 더 이상 정상가족의 기준을 논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회의 분위기와 편견 속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현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아이들의 진솔한 목소리로 전해진다.

 

*감상

미르 이야기, 소희 이야기, 바우 이야기로 화자가 변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정리하다 보니 내가 가장 감정이입이 되었던 아이는 '소희'였다. 어린 아이처럼 엉엉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미르가 부럽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꿀꺽 꿀꺽 삼키는 아이. 자기와 대화를 하고 일기를 쓰면서 그 덩어리를 풀어내는 아이. 소희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라는 것이 바우의 관찰을 통해 드러난다.

 

원래부터 성장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도 몇 번을 울컥거리고 미소 지으며 기분 좋게 읽어 갔는지 모른다. 내가 성장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일까, 나에게 성장이 필요해서일까. ㅎ 완전하지 않은 모습, 상처가 있는 사람들, 그럼에도 용기를 내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달밭마을을 지키고 있는 수령 500세의 느티나무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도 정말 아름답게 펼쳐진다. 책 곳곳에 나오는 자연에 대한 묘사를 보면서 저자의 따뜻한 눈길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드러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너도 하늘말나리야>라는 제목이 다시 들어 왔다. 이제야 알겠다. 이 말이 얼마나 따뜻한 격려의 말인지.

 

 

*인상 깊은 구절

p81 나는 미르를 이해하기로 했다. 그 애가 보여 준 게 아니었다고 해도 혼자만의 얼굴을 본 사람이 가져야 하는 아주 작은 예의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남의 일기장을 봐 놓고 남들에게 그 내용을 떠들고 다니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p92 봄 햇살에 내민 아기 손처럼 작은 나뭇잎들은 형광 연두색으로 빛났다. 나무 아래에 서면 온몸은 물론 마음까지 환한 연두색 물이 드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보면 슬펐다. 아름다운 것들은 그랬다.

 

p103 아무래도 내가 미르보다 더 마음 부자인 것 같다. 내가 자기를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자기가 가진 게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깨닫기 전에는 내가 그 애보다 훨씬 더 부자다.

 

p149 바우는 미르가 날카롭게 구는 이유를 이해했다. 자신이 말하지 않는 것으로 엄마 잃은 슬픔을 나타냈듯이 미르는 가시를 세운 모습으로 아빠와 헤어진 슬픔을 표현하는 거라고 바우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아이를 보면 엉겅퀴꽃이 생각났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가시 같지만 만져 보면 부드러운 엉겅퀴꽃. 어쩌면 다른 사람보다 여린 마음을 들키기 싫어 가시 돋친 모습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

 

p160 소희의 그 당당함은 어디서 생기는 걸까? 바우는 늘 궁금했다.

"아빠가 보기에 소희는 진짜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 같다."(...)

이젠 아빠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 내가 엄마에게 이야기하듯 소희는 자기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거예요. 자기가 밉고 싫거나, 자신에게 믿음이 없으면 그러기 힘들겠지요. 엄마, 이제 하늘말나리꽃이 제대로 그려진 것 같아요.

꽃을 완성한 바우는 스케치북 한 귀퉁이에 써넣었다.

하늘말나리. 소희를 닮은 꽃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

 

p212 봄에 가지마다 물이 올라 싹을 틔우기도 전에 나무 전체가 연둣빛으로 아련해지던 것, 잎이 나고 자라 청년처럼 싱그러워지던 것, 그리고 마지막 잔치를 벌이는 것처럼 단풍이 들언 모습...., 느티나무의 사계절을 다 지켜본 미르는 넓게 퍼져있는 마음자리가 바로 나무의 본모습이라는 걸 깨달았다. 미르는 나뭇잎을 주워 소중하게 책갈피에 끼워 놓았다.

 

 

*총평

1999년에 초판을 찍은 이후, 2020년에는 무려 70쇄를 찍어 낸 어린이 동화의 클래식 명작이다.

저자는 이번에 개정판을 내면서 21세기에 읽을 새로운 독자들을 위해 꼼꼼하게 점검 후 시대상을 반영하는 내용으로 개정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어른들도 한때는 아이들이었으니까. 기꺼이 자신의 마음을 내주며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위로와 용기가 되어 준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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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성교육 하자 - 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딸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법 성교육 하자
김민영 지음 / 라온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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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딸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법에 대해 나와 있다.

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고 어려운 양육자들에게 실용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방법을 쉽게 소개하고 있다.

+성 지식 체크리스트

-월경을 하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

-아기의 성별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순간에 결정된다?

-청소년은 모든 종류의 콘돔을 구매할 수 있다?

-키스만으로는 성매개감염병(성병)에 감염되지 않는다?

-성폭력은 우발적이라기보다 계획적 요소가 많다?

-성인이 음란물을 보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

.

성에 대해 건강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 보면서 시작한다.

 

 

딸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걱정되는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물론 아들도 키우고 있어서 그에 따른 걱정도^^;)

이 책에서는 분명히 말한다.

'성교육에서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고'

아들, 딸로 나눠서 책이 나왔다고 해서 성별에 따라 성교육을 접근하자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은 내용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딸의 초경을 맞이하는 방법, 경계선 존중 교육,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방법,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성 관련 궁금증 등이 사례별로 알기 쉽게 나와 있어 가독성이 상당히 좋은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딸 성교육에서 아빠의 역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참 좋았다.

 

 

왜 이제야 나왔니? ㅋㅋㅋ

내가 어릴 때 이런 책이 있었다면, 부모가 알려줬다면 이런 아쉬움이 단전 끝에서부터 올라온다.

이런 것들을 모르고 큰 어렸던 내가 안쓰러워진다.

 

 

p25 딸 성교육에서는 아빠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 딸이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남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친밀한 관계의 남자인 아빠를 통해 이성과의 관계를 미리 경험하고 연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뭉네 아빠가 딸에게 어떤 언행을 하는지,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지에 따라 딸이 크면서 이성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아빠가 딸에게 일상에서 해줘야 하는 성교육은 다른 아닌 '존중'이다. (...) 특히 스킨십과 관련해서는 농담으로라도 대가를 지불하고 스킨십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p30 딸 성교육에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 중 하나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여성의 삶이 충분히 살 만하고 여성의 몸은 사랑스러우며 여성의 존재는 남성의 존재와 다를 바 없이 똑같이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끊임없이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딸아 성교육하자>는 우리 아이가 궁금해하고 느끼는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필요한 답을 해주고, 아이 본인이 스스로 자신을 지켜나갈 힘을 길러주는 방법을 담고 있는 책이다.

딸이 성장하면서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어떻게 답해야 할지 궁금하고 걱정이 되는 양육자들에게 추천한다.

+ 책이 집에 있어서 사진을 못 찍었다..

집에 가서 아들 성교육 책과 나란히 찍어 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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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수집 일기 - 오늘도 사랑할 준비를 한다
이화정 지음 / 책구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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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낙엽수는 잎을 떨군다. 이때 건강한 나무들은 자신의 잎들을 버릴 줄 알지만, 병이 심했거나 여름에 바싹 말라 버렸던 나무들은 잎을 떨궈야 할 때를 잘 맞추지 못한다고 한다. 나무의 삶을 보면서 생각한다. 제때 자신의 잎을 떨굴 줄 아는 나무처럼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여기 한 사람이 있다.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야, 라는 말을 더 이상 쓰지 않고 매일매일 작고 사소한 행위들을 성의 있게 반복하면서 오늘을 충실히 살아내려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일상 속에서 날마다 나를 사랑해 주는 방법을 열심히 찾아낸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타인에게도 반짝이는 일상의 순간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아름다운 것에 감응하며 기뻐하는 얼굴이 으레 그러하듯 저자의 환하게 빛나는 얼굴이 눈앞에 그려진다. 제때 자신의 잎을 떨굴 줄 아는 나무처럼, 나이 들어가는 삶을 긍정하고 온몸으로 용감하게 마주하는 사람을 이 책에서 만났다. 


진심에 진심으로 답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진다. 나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때로는 내가 받을 상처가 너무 아파서 타인의 진심에 적당히 응답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어떤 사람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실패나 굴욕감을 겪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써 주신 다정한 영국 언니이자 <랩걸>의 번역가이신 김희정 선생님이 저자를 참 강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맞다. 그냥 혼자서만 알고 조용히 숨길 수도 있던 일을 당당하게 공개하고, 오히려 그 일을 계기로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는 사람. 온종일 책장을 뒤져서라도 마음이 환해질 구절을 골라 보내드리겠다면서,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영원한 약속으로 기록될 책에 메일 주소를 남기는 사람.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아름드리 큰 미루나무처럼 뿌리가 깊고 단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고양이를 사랑하는 작가들’ 포스팅을 보며 저자를 떠올렸다. 물방울무늬 찻잔을 보다가도, 나무 그림을 보다가도 저자가 떠오른다. 이 책을 읽으며 더 자세히 알게 된 저자의 취향을 떠올리며, 나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서 주변의 일상을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살펴보게 된다. 나의 50대가 두렵지 않고, 아니 오히려 기대되고 기다려지기까지 하는 이 마음의 8할은 저자 덕이다. 계속 자라고 싶고, 배우고 싶고, 삶을 잘 살아보고 싶게 만든다. 그렇게 ‘오늘도 사랑할 준비’를 할 수 있는 부지런한 의지를 품게 된다.   


그 일이 너무 무의미해 보이고 지겨워질 때, 그 시간을 먼저 거쳐 간 사람들의 말은 힘이 될 것이다. “당신이 하는 사소한 모든 일은 중요하고, 가치 있고, 의미 있다. 당신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인생 선배의 따스한 말을 손난로 삼아 꼭 쥐고 간다. 나만 알았으면 좋겠다는 넘치는 애정을 고이 접어 넣어두고, 저자의 다정한 말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심과 사랑을 담아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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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성교육 하자 - 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아들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법 성교육 하자
이석원 지음 / 라온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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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간략소개

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아들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법을 다룬 책이다.

인기쟁이 성교육 강사로 유명한 이석원 강사님의 신작이다. 전작 <세상 쉬운 우리 아이 성교육>을 읽고 인스타 팔로우를 하고 있었기에 신작 소식을 누구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공동대표님과 성별에 따라 좀 더 포커스를 맞 춘 두 권의 성교육 책이 나왔고 끝까지 고민하다가 '아들'편을 선택했다. 딸도 키우고 아들도 키우는 나에게는 두 권 다 필요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나와 성이 다른 아들의 성교육을 위해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았다.

이 책은 아이와 성을 주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성교육의 최신 트렌드가 반영되어 있고, 양육자들이 걱정하는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 올바르게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또한 바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말해주고 있다. 


#좋았던 점

우선 가독성이 좋다. 어려운 내용도 쉽게 전달할 수 있어야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아주 좋은 책이다. 그리고 성교육은 '가치관 교육'이기에 성교육을 시작하기 앞서서 양육자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성 태도와 마인드에 관해 점검하고 시작하는 것도 좋았다. 양육자가 성교육의 주체가 될 때 자녀가 어릴 때부터 건강한 성 가치관과 태도를 갖게 된다는 것에 적극 동의한다.

또한 아들 편이다보니 '아들이 궁금해하는 성 궁금증'에 대해 자세한 답변과 실천 가능한 제안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 유용한 책이었다. 그리고 요즘 문제시되는 디지털 성범죄, 아이가 성폭력 피해자가 되었을 때, 성폭력 가해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나와 있어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

아들 편만 있어서 아쉬웠다. ㅋㅋㅋ 딸 편도 같이 봐야 완성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리고 책만으로는 무언가 좀 아쉽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의 실물을 보면서 성교육을 직접 받고 싶은 열망이 솟구친다.


#인상 깊은 구절

p23 세상에서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성교육 전문가가 누굴까? 바로 '양육자'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내 아이에게만큼은 꼭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해주고 싶을 것이다. 양육자는 자녀에게 올바른 성 개념과 가치관을 심어줄 의무가 있다. 가치관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삶이나 어떤 대상에 대해 무엇이 좋고, 옳고, 바람직한지를 판단하는 관점'이다. 양육자는 자녀가 성을 바라보는 판단의 기준을 잘 세우도록 가르쳐주어야 한다.

​p45 무엇보다 질문할 때는 자녀를 생각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돈의 속성>의 저자 김승호는 "인간의 마음은 말에 나타나고 말에 정이 없으면 남을 감동시키거나 바꿀 수 없다. 사람은 마음이 오고 간 후에 이론과 논리가 더해질 뿐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판단하지 말고 마음을 담아 질문해보자. 그리고 아이가 어떤 말을 하든 일단 아이의 대답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p51 이제 피해자를 조심시키는 교육이 아닌 가해 행동을 방지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대리면 안 돼", "친구의 물건을 훔치면 안 돼"라고 말하듯이 말이다. 성폭력 예방 교육을 통해서도 아이들이 '가해 행동', 즉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통해 '가해'라는 위치 안에서 세워볼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가해 행동의 문제점을 알고 타인의 경계를 존중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제 성폭력의 본질을 온전히 바라보자. 그래야 내 아이에게도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해줄 수 있다.

​p270 성교육은 기본적으로 인간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인격을 형성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곳은 가정이다. 성교육으 통해 아이에게 건강하고 탄탄한 인성의 성을 쌓도록 하자. 아이에게 건강한 성 가치관을 전달하는 것은 '인생에거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다.


#총평

<아들아 성교육 하자>는 저자가 강의 중에 많이 들었던 질문들과 그에 대한 설명으로 엮은 책이다. 그렇기에 그동안 아이를 키우면서, 특히 아들을 키우면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던 내용들에 대한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프롤로그에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아들을 키우는 양육자라도 이 책과 함께 나온 <딸아 성교육 하자>를 같이 읽으면 아들에게 더 포괄적이고 풍성한 성교육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하니 참고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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