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 기후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관하여
토마스 브루더만 지음, 추미란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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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존재를 파괴하는 인간적인 변명

 

1.    당신은 지구-욜로 입니까?

우리에게는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 미래로 갈수록 점점 덜 중요해진다(50).” “우리는 지금 미래 세대를 대가로 지불하면서 살고 있는 셈이다(18).”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인 욜로는 한국 사회에서는 마치 오늘을 위해 미래를 버린다와 같은 결로 이해되며, 비난받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이 본래 욜로의 의미는 아니지만, 오늘날의 인간들이 지구의 미래보다 눈앞의 편함, 가성비를 위해 기후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면에서 우리는 모두 지구-욜로입니다. 저자는 우리는 대체로 기후보호를 찬성하고 친환경적이다(8).”라고 하였지만, 저는 이 말이 우리는 대체로 기후보호를 찬성하고 친환경적인 척 한다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와 환경의 파괴에 반대한다면서 거의 실천하지 않거나, 실천한다는 착각에 빠져있음을 저자는 책에서 낱낱이 밝혀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지구-욜로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지구의 미래를 지금 신나게 탕진하고 있습니다(BTS-고민보다 Go).

 

2.    나의 몫이 될 수도 있다는 상상력

기후 위기는 정말 자연의 이치 같게도 공평과는 거리가 멉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오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빈곤 계층일수록, 지대가 낮은 곳에 살수록 기후 위기는 더욱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후 위기는 현실의 수많은 차별을 더욱 부각시키고 악화시키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영상이나 뉴스로 접하고, 마음 아파하며, 심각성을 느낀 후 잠시 뒤에는 다시 나의 중요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먼 섬나라 저지대 사람들, 먼 미래의 여느 인간들이 겪을 일이 아닌, 나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한편으로 저자가 설명했듯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기후 친화적인 삶을 살 것만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의 정책이, 그러니까 우리의 사회가 기후 친화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 책의 소개글을 보며, 토마토 한 개를 사도 엄청난 기후 파괴에 동참하게 되는 현실에 대해 담아낸, 드라마 굿플레이스의 에피소드가 떠올랐었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고,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실천을 행할 뿐만 아니라, 기후 친화적인 방식을 택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사회 및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논의하고 감시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3.    존재를 파괴하는 인간적인 변명

저자는 이 책에서 기후 위기를 무시하고, 위하는 척하고, 심지어는 그런 것은 없다고 주장하는 우리들의 변명을 25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우리가 기후 위기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행동하는지에 대해 심리학적인 해석을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후를 파괴하는 것에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래를 파괴했다라는 비판을 받아서, 자연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는 해서, 이기주의자로 보이기는 싫어서 등의 이유로 우리는 변명을 하나 둘스물 다섯 가지나 늘어놓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지극히 인간답습니다. 저자는 인간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본성을 지적합니다. 무언가를 원하면 여러 가지의 합당한 이유가 아닌, 한 가지의 이유만 있으면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당신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좋은 이유는 무엇인지(276-277)’ 질문을 던지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합리적이지 않은 저에게 기후 친화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한 가지 이유는 적어도 자연과의 관계에서 만큼은 이기주의자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하는 행동이 다른 존재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면, 저는 저의 행동을 바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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