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llbilly Elegy : A Memoir of a Family and Culture in Crisis (Paperback) - 넷플릭스『힐빌리의 노래』 원서
J. D. Vance / HarperCollins Publishers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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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촌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며 자수성가한 인물의 다큐멘터리같은 자전적 소설.


아메리카 미대륙의 원주민을 제외한 초기 미 대륙의 이주자들인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계

백인들이 미국의 중요한 한 축이었다는 단순한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상기시키게 되었다.


허나 그들은 미 주류 특권층을 대변하는 아이비리그 미 동부와 달리 미국의 빈민층이자

빈곤층이란 사실도 새삼 연결지으며 알게되었다. 뚝심 강하고 고집 쎈...한편으론 폭력과 술,

마약에 찌든 빈민가, 푸드쿠폰에 의지한 채 살아가는 근로의지를 잃은 실업자들의 세계..

흑인이나 라틴계 또는 아시아 이민자들이 아닌 토착민같은 백인이면서도 빈곤층인 이들.


이 책은 그런 빈곤하고 척박한 환경과 사회적 문화속에서 자란 인물의 자전적 소설이다.


"절대 자기 앞길만 높은 벽으로 막혀 있다고 생각하는 빌어먹을 낙오자처럼 살지 말거라.

네가 하고 싶은 일이면 머든 할 수 있단다." 할머니가 손주에게 종종 한 말인데...

"없이 살면서 없는 사람 물건을 빼앗는 놈보다 더 천한 놈은 없다." 이런 말도 했던

이 할머니는 열받으면 총을 뽑아드는 다혈질 여성이다.  심지어 자기 딸한테까지 한번

더 주둥이를 놀리면 면상에 총알을 박아주겠다며 협박하는..그런 아일랜드계 여장부다.


척박한 환경에서 고통받으며 살다보면 성장환경이나 주위환경이 열악할 수 밖에 없다.

빈곤은 대물림될 소지가 크고 많다. 그 고리를 끊어줄 수 있다면 깬 자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묘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끈끈한 가족애가 있다.

"누군가를 '필요할 때만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나는 부모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부자들보다 가난 또는 적당한 수준의 사람들이 오히려 더 가족애가 끈끈하지 않던가..


누구나 이 책을 읽다보면 6~70년대 성장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대목이 많다.

우리와 다른 점은 엄마란 존재가 숱한 남자를 교체하고, 개비할 수 있는 환경과

주인공인 저자의 형제를 어떤 범위까지 포함시킬 것인가 고민하는 대목였지 싶다.


"지금껏 살면서 한 번도 내가 어울리지 않는 곳에 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지만, 예일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았다." 이런 자의식은 성장환경이 그래서 중요한 모양이다.

자수성가했고 나름 성공했지만 늘 어떤 찜찜함이 따라다닌다면 그 성공이 행복일까.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라는 노랫말 처럼.

저자는 끝내 이런 정체성에 관한 고민 또는 잠재의식을 극복하지 못한 듯 하다.


이 책을 어떻게 읽을지는 성장환경이 다르고 현재의 처지가 다를 각자의 몫인 듯 하다.

읽는 이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한 책이지 싶다.

이 책은 부제인[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란 말이 제격인 자전적 소설이다.


그리고 다큐멘터리같은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이 왜 그런 느낌일까 생각해봤는데..

다른 책들과 달리 형용사와 부사 사용이 극도로 절제되어 그런게 아닌가 싶다.

감정이 과하게 실리지 않다보니 불우했던 성장기와 사회진출기에 대한 자전적 성격임에도

투박한 아련한 느낌없이 담담하고 심플하면서 짧은 문체. 담백함보다는 단순함에 가까운.


글이란 참 묘하다. 그리고 단순함이 때론 현란함보다 더 오묘하기도 하다.

총보다 강하다는 말도 생각나고 말과 글은 사악하지만 변화무쌍하다는 생각도 들고..

변화무쌍해서 사악한지도 모르겠다.


암튼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성장기 성숙기 자전소설이라 여러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번역본이 검색이 안되 영어 원판을 검색해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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