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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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님의 신간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 그동안 페이스북으로 글을 보는 것도 참 좋았지만 내심 아쉬웠던 것이 손으로 잡고 넘겨 볼 수 있는 종이 감촉, 책 냄새였기에 이번 신간 알림 문자를 받고 주문했다. 예정보다 이른 책 방문을 반갑게 맞으며 손으로 한 장 한 장 넘겨 보았다. 동물 그림들이 앞표지, 뒷표지에서 이어져 앞날개, 뒷날개로 끝나는 모습이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4살 짜리 조카에게 앞날개와 뒷날개를 펼쳐보이며 반만 보이던 동물이 하나의 완전체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자 마술을 보는 듯 신기해 하며 계속 넘겨본다. 띠지의 감촉도 따뜻하니 좋았지만 띠지를 벗겨냈을 때 하얀 표지의 맨 밑에 작게 쓰여 있는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는 문구가 마치 이 삶에서 어렵사리 발견해 낸 보물처럼 가슴으로 들어온다. 차례로 넘겨 보지 않더라도 무심코 넘겼을 때 펼쳐지는 페이지에 이처럼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이 나타나 내게도 이야기해주는 듯 하다. 그 이야기들을 읽으며 한 밤을, 또 한 밤을 보내고 있다.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내게 말하려 하는 것이 무엇인가 물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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