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평전 - 문명에 파업한 비폭력 투쟁가 PEACE by PEACE
박홍규 지음 / 들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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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공포가 제거되면 타인의 노예가 되는 것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다."🌟

📚 박홍규 《간디 평전》

📌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비판이 과연 간디에 대한 충분한 이해 위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 이해란 무엇보다도 간디가 우리 모두처럼 연약한 인간이었다는 사실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 완벽한 인간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를 함부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p. 49)

내가 이 문장을 서두에 두고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처음 이 문장을 읽고 바닥부터 올라오는 부끄러움이 존재했다. 보편윤리라는 것을 몇가지를 제외하고 그렇게나 부정하면서도, 다른 이를 평가할 때는 나는 정말 절대적으로 완벽한 인간인것처럼 내잣대가 획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티를 걸치고 물레앞에 앉은 간디, 비폭력을 내세우며 투쟁했던 간디, 그리고 절대 용납이 안되었던 손녀와의 나체동침. 그리고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이었나.

✏️ 이 책을 읽는 동안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이 생각났다. 그만큼 간디에 대해서 이정도로 애정을 가지고 써진 책이 있을까 싶었다. 물론, 문학의 느낌이 강한 츠바이크의 글과 느껴지는 결은 '상당히' 다르다. 그럼에도 간디에 대한 책을 한 권 추천하라면 이 책을 자신있게 권해줄 수 있을듯하다.
거기에 벤 킹슬리가 주연이었던 영화 <간디>와 함석헌선생님 번역의 《간디자서전》을 더하면 충분하지 않을까싶다.

📖 p. 118
간디는 유학 생활 중 인종차별을 느낀 적이 없었다. 이는 뒤에서 보듯이 그가 활동한 영역이 법학원과 채식주의자협회, 신지협회 등이었던 탓으로 보인다. 채식주의자협회와 신지협회 사람들은 당시 영국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사람들이었고, 그 누구보다 인종차별을 거부한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식민지 영국인보다 영국의 영국인들이 인종에 대한 차별의식이 약했다. 인도에서 영국인은 지배 인종으로서, 어딜 가나 갖가지 방법으로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검은 피부의 피지배 인종 인도인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차별이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본국인 영국에는 피지배인종이 거의 없고, 영국인은 모든 일을 스스로 해야 했다.
✏️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상황이 떠오르고, 파친코의 이야기들도 생각났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평전이기에 앞서, 저자의 표현대로 사회사를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 간디가 뭄바이변호사로 활동하기 시작했을 때 소심하기 그지없던 모습(p.147)이나, 그뒤에 다시는 법정에 서지않겠다고 영어교사자리를 찾았으나 대학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하게 되는 것(p.148). 평범하다못해 생각지도 못한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야간열차의 일등석 침대칸에서 나가라는 명령을 듣고, 거부했다가 플랫폼으로 던져지는 사건(p.156~159)으로 간디가 취하는 행동들에 분노할 줄 아는구나 싶었는데 그 이유를 읽고나서 좀 어이가 없기도 했다. 자신처럼 훌륭한 능력을 갖추고 충성을 바치는 인도인은 백인과 같은 대우를 받아야한다는 생각. 유럽문명과 비유럽문명이라는 '야만'사이에 선을 긋고 자신은 문명측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것.

✏️ 《어머니에게 주는 충고》라는 조산학 책을 공부하여 넷째아들 데바다스를 직접 받았다(p. 182)는 것도 나름 충격이었다. 책 한권 읽고, 아기를. 그리고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는데. 소심한데 이상한데서 겁없는.

✏️ 아내한테나 아이들한테는 가정적인 것과 거리가 상당히 있었다는 것. 특히 아내에게는 누구보다 자기말에 엄격하게 따를 것을 강요(p. 225). 간디의 생각이나 생애에 모순이 많았다(p. 185)는 저자의 표현은 너무 공감된다.

✏️ 간디에게, 단식의 의미
단식도 사람들의 기슴과 마음에 이르는 방법의 하나였다. 간디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개조하기 위해 단식한다"고 했다. 그리고 "독재자에 대항하여 단식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독재자는 남을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에 단식과 같은 사랑의 무기는 그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다. 간디가 영국 정부로부터 이득을 짜내려고 단식한 적은 없었다.(p 354~355)

이 단식의 의미와 더불어 아마다바드 노동투쟁(p. 320~322)에서 보여지는 과정을 눈여겨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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