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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있는 라이언 주점
델리아 에프론 지음, 홍성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사자가 있는 라이언 주점 - 델리아 에프론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세 여인이 우연히 다다른 곳은, 허름한 한 주점.
'심홍색 페인트를 칠한 이중 출입문 위로 '라이언'이라는 노란색 네온사인이 걸려 있었다.'
처음 책을 보자마자 기대가 가득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책 사이즈와 아기자기한 표지도 마음에 들었고,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읽는다고 들떠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의 저자인 '델리아 에프론'은 톰 행크스, 멕 라이언 주연의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유브 갓 메일(1998)'의 각본가입니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를 하고 있다보니 소설 속에서도 영화적인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라이언', '트레이시', '라나' 등 등장인물 이름을 타이틀로 해서, 과거이야기를 중간중간에 넣어 영화처럼 과거로 화면이 전환되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어느 날 아침 리타가 여느 때처럼 다리를 포개고 등을 돌린 채 앉고, 마르셀이 그녀의 머리칼에 코를 킁킁거리고 있을 때 트레이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 무언가로부터 숨고 있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알콜중독자 '라나', 결혼하려고 했던 남자에게 버림받은 '트레이시', 길에서 우연히 만난 '리타', 이 세 여자들입니다. 이 인물들의 공통점은 모두 남모를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라나에게는 집을 나간 알콜중독자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절대 본받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를 닮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녀는 라이언 주점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술을 마시는 여자에게 더이상 그렇게 술을 마시면 안된다고 조언합니다. 마치 과거 술에 의존했던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요. 트레이시에게는 도벽이 있습니다. 물건을 훔쳐놓고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라서 엉뚱한 이유로 사과를 하기도 합니다. 부모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 트레이시에게는 친구인 라나밖에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리타'는 오만하고 자신의 생각은 전혀 생각해주지 않는 남편이 있습니다. 리타의 자신감없고 수동적인 성격은 남편의 영향인 것입니다.
이 세사람은 각자 다른 사연으로 만나 허름한 한 주점, '라이언 주점'에 도착하고, '마르셀'이라는 진짜 서커스에서나 나올법한 사자를 만나게 됩니다.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소설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어떤 내용인지 잘 가늠이 가지 않아서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가 않았지만,일단 끝까지 읽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개성이 살아있는 등장인물들과 재밌는 소재가 돋보이는 특별한 소설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가끔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아픈 상처가 마음을 어지럽히고, 현실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이 사연 많은 그녀들의 이야기를 한번 읽어보시길!
펼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그녀들의 이야기.
'사자가 있는 라이언 주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