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드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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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바다같은 여덟 이야기>
밤에 조용히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이상하게도 두 가지 상반되는 느낌이 밀려온다.
고요한 가운데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주는 정적인 아름다움,
새까맣고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바다 속에 대한 두려움.
이 소설집이 딱 검푸른 밤바다와 같은 느낌을 준다.

단편집을 좋아한다.
집중력이 길지 않아서 짧은 이야기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짧은 호흡으로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의 글 솜씨를 감상하는 것 또한 좋아한다.
이번 여덟 이야기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나 같이 숨 참고 읽게 만드는 흡입력이 일품이다.
질투와 불안, 후회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내면에 지니고 있지만
쉽사리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어두운 감정들을 위태롭게 묘사해 낸다.
사람마다 숨기고 싶은 감정들은 각자 다르기 때문에
읽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상도 조금씩 다를 것 같다.
'도서관의 유령들'에서는 지적 허영심이 눈에 밟혔고,
'라이프가드'에서는 나보다 잘난 이에게 느끼는
약간의 우월감이 신경쓰였다.
읽는 이에 따라 약간의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불안하고 위태로운 듯 보이는 인물들의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져서 좋은 책이라고 여겨진다.

"개성과 가치를 버리고 복종을 맹세한 뒤에야 비로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복종을 거부한 사람은 철저하게 배척당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유령이 되었다.”-52p

"내일의 시간이 보장된 사람들이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이 술집에서 가장 비싼 술을 마시는 자신은 내일을 확신할 수 없었다."-183p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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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4 : 구미호 카페 특서 청소년문학 30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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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하는 것을 파는 수상한 카페>
이런 생각 한 번쯤 안 해 본 사람 있을까?
내가 부자였다면, 내가 잘생겼다면,
혹은 IQ가 높았더라면...
여기 간절히 원하는 것을 주는 카페가 있다.
이름도 요상한 ‘구미호카페’.
방문할 때마다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며
죽은 이의 물건을 파는 수상한 카페.
물건의 금액도, 용도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꼭 그 물건을 사야될 것같은 이상한 끌림에
결국 수상한 카페에서 수상한 물건을 구매한다.

“카페에서 물건을 산다면, 정해진 시간 동안 간절히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지요.”
잘생기고 부유한 사촌에 대한 질투,
쑥스러워 말하지 못하는 추억,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각자의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물건을 구매하지만
어째서인지 다들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듯 하다.
무엇이 문제일까?
바보같이 반지만 사대는 성우,
성우와 시간을 보내지만 의미없는 대화만 하게 되는 지레,
영조에게 비법 레시피를 알려주지만
막상 영조와 생일파티는 보내지 못하는 영조 아빠.
구미호 카페에서 구매한 물건으로 정작 목적 달성은 하지 못하고
주변만 빙빙 도는 안타까운 등장인물들과 달리,
자신의 힘으로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부딪치는 재후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남의 것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될 수 없고,
남의 시간 또한 온전히 나의 시간이 될 수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특이사항 시간은 짧은데 그 시간을 그냥 허비하는 거 같아서. 하지만 생각해보니까 그 시간은 내 시간이 아니더라고. 내 시간이 아닌 시간 안에서 어떻게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겠니?”-211p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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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한 교과서 세계사 토론 - 중·고교 세계사, 24가지 논제로 깔끔하게 정복!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5
박숙현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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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문명의 성립부터 현대 냉전체제와 베트남 전쟁까지,
논제를 통해 알아보는 세계사!
각 시대별 중요한 사건들을 다룸으로써
큰 틀에서 세계사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와 연계한 학습 목표 설정으로
주제별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으며,
연대표와 친절한 지도 그림 및 사진과 그림 자료를 통해
내용을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구성해 놓았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역사를 단순히 암기하고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논쟁이 될 만한 쟁점에 대해 찬반 주장과 근거를
함께 마련해 놓았다는 것이다.
그중 인상깊었던 주제는 ‘나폴레옹은 영웅인가’에 대한 것!

어렸을 때 나폴레옹 위인전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가장 눈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이 먼저 떠올랐는데,
공교롭게도 본 책에서도 나폴레옹이 ‘영웅’인지에 대해
논쟁하는 부분이 있어 신기했다.
먼저 책에서는 토론의 기본, ‘영웅’이란 무엇인지부터
개념부터 정의하고 논쟁을 시작한다.
영웅이란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해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을 말한다.
찬성 측에서는 유럽을 제패한 것, 나폴레옹 법전을 편찬 것 등을
근거로 들어 나폴레옹을 영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반대 측에서는 불필요한 전투로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지나치게 권력을 앞세운 것 등을 근거로 들어
나폴레옹은 영웅과 먼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대비되는 입장과 논리적 근거를 통해
비판적으로 내용을 학습할 수 있는 점이 본 책의 강점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사 공부를 어려워하는 중고등학생들과
배경 지식을 쌓고자 하는 어른들이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탁월한 선택 능력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 중 하나인 ‘통찰력’을 기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는 올바른 역사관에서 비롯됩니다.“-프롤로그 중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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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안시내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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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을, 다른 이를 사랑하는 따뜻함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항상 최선을 다 하고 진지하게 임하자 다짐한다.
시작은 항상 누구보다 열심인듯 하지만
종국엔 의지가 꺾여 형식적으로 임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만남과 여행에 진심이면서도
글로 고스란히 담아내는 그녀의 모습이 예쁘면서도 내심 존경스럽기도 했다.

남자, 여자,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자유로움이 부러웠다.
한편으로는 자유를 느끼며 여행하지 않는 동안은
얼마나 갑갑하고 힘들었을까 싶었다.
휘경동 옥탑방 이야기가 딱 그랬다.
컨테이너 같은 장소가 주는 갑갑함,
주인 할머니의 불행이 주는 숨막힘.
위태로워 보였던 휘경동의 시간도 지나고,
자유로운 여행과 여러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결국은 성장해 나간다.

인상 깊은 에피소드 두 개가 떠오른다.
구치소에서 온 현이의 편지를 통해
내 이야기가 다른 이에게 어떤 변화를 줄지 생각해 보게 되었고,
미림의 결혼식을 보며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어떤 사건으로 인해 심경에 큰 변화를 겪기도 하고,
마음에 큰 울림이 생기기도 한다.
나도 조금은 신경써서 내 감정을 관찰해야겠다.

"노인이 스물과 스물여덟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도 칠십과 구십오를 구분하지 못했다."-25p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존재처럼, 그는 우리 곁에 안개처럼 존재하고 있었다."-33p

“행복은 결국 내 마음속에서 찾을 수 있음을. 작은 것들을 와면하지 않을 쉼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결국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내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삶의 원칙을. 결국, 내가 간절히 꿈꾸던 지상낙원은 내 안에 있었다.“-2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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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상상력 공장 - 우주, 그리고 생명과 문명의 미래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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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하는 우주 공장>
윤하의 노래 ‘사건의 지평선’, ‘오르트 구름‘이 역주행해서 기뻤다.
이론은 자세히 모르지만 우주를 소재로 하는 노래라니 너무 멋있지 않은가?
눈감고 무한한 우주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많은 아이디어가 머릿 속에서 떠다니는 것을 보면,
광활한 우주의 크기만큼이나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상상력의 에너지도 어마어마한가 보다.
인류의 역사, 환경 문제, 우리의 미래를 담고 있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무한한 우주에 대해 알아보자.

<술술 쉽게 읽히는 과학 이야기>
엔트로피, 특이점, 드레이크 방정식, 유전자...
물리학, 수학, 화학, 생물학 등등 많은 것을 아우르는
과학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고, 오히려 흥미진진하다.
입담 좋은 과학 선생님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 주시는 느낌이 들었다.
왜이렇게 이해가 쉬울까 고민하며 저자 약력을 다시 읽어보니,
초중등 과학 관련 서적을 다수 집필한 경력이 있으셨다.
가독성 좋은 우주 물리학 책이라니 매우 진귀하다.
마커스 초운의 과학 서적이 유머러스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1대1 속성 과외 같다.
중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문제없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잘 쓰여 있어 가독성 면에서 높은 만족감을 받았다.
과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 누구나 읽어도 좋을 것 같고,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필요한 창작자가 읽어도 참 좋을 듯하다.

“우리가 감사해야 할 일은 내가 이 우주의 종말, 엔트로피가 최대일 때가 아니라 아직 엔트로피가 비교적 낮을 때에 태어났다는 사실입니다.” -32p

“어떻게 보면 별은 생명의 씨앗인 원소를 만들어내고, 초신성은 그렇게 만들어진 생명의 씨앗을 우주에 뿌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 묘한 일입니다. 저 밤하늘에 빛나는 별로 인해서 내가 존재하고 있다니 말입니다.” -97p

“모든 것은 움직이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가만히 있다면 우주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기에 존재하는 겁니다.” -1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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