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리뷰

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어느 미래, 이곳 NC센터에서는 학교처럼 아이들을 교육하고 양육하여 새로운 부모와 만날 수 있도록 입양을 연결해 준다.

입양을 가지 않고 성인이 된다면 센터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평생 일반 가정 출신과 차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입양 나가기를 희망하는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곳에서 입양을 할 경우 정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기에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부모 면접(이하 페인트)을 하러 오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주인공 제누는 훤칠한 인물을 가진 똑똑한 아이로 누구보다 빨리 페인트를 하여 입양 나갈 것 같았지만, 센터를 나갈 시기가 다 되어가는데도 입양 생각이 없어 보인다. 똑똑한 제누의 눈에는 정부 지원금을 노리는 페인트 상대들의 속이 빤히 보이겠지.

그런데 이런 제누를 당황하게 만드는 새로운 부부가 등장한다. 그들은 페인트가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하는 것 같았고, 자식을 간절하게 원하는 연기조차 하지 않는다. 제누는 이런 부부에게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 가디는 불안하다.

*센터 아이들은 단순히 Parent's interview의 줄임말로 은어처럼 페인트라고 부르지만, 정말 페인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새로운 가정을 색칠해 나갈 수 있다. 그 색이 아름다운 무지개 빛일 수도, 암울한 회색일 수도 있지만.

칼같이 규정을 지키는 센터장, 융통성 있는 따뜻한 마음의 가디언과 함께 제누와 주변 인물들의 페인트 과정을 따라가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키의 페인트 대상인 따뜻한 할머니와 할아버지, 제누의 페인트 대상인 허당 부부. 어떤 가족이 이상적인 가족 형태일까?

청소년 소설이니 가볍게 읽으려고 뽑아 들었다가 생각할 거리가 많아 오래 잡고 있었던 책이다.

이 책은 누가 읽느냐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누구나 읽어도 좋을 책이지만, 특히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가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