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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끌려!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7월
평점 :
책을 읽기 전 '중독'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하여 생각해 보았다. 나는 어떤 중독일까?
바로 떠오르는 것은 '게임 중독', '스마트폰 중독'.
초등학교 때부터 방학만 되면 새벽까지 게임에 빠졌던 경험,
잠이 들 때까지 어떻게 하면 게임을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기억,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여 목과 손목이 아파 병원을 다녔던 상황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나 조차도 몰랐던 중독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중독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리 가까이에 있었구나.
5인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다양한 중독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리뷰하고자 한다. (이 리뷰는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스스로를 게임 중독이라고 생각했기에 굉장히 흥미로운 스타트였다.
<오라클> -정명섭 작가
오라클이라는 VR 기계에 중독된 주인공이 낯선 VR 방에서 테스트 게임을 하게 되는데...
데바데(게임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느낌 물씬 나는 게임 속 유저의 모습을 심장 쫄깃하게 그려냈다.
내가 살인마에게 쫓기는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렸다. 체력은 왜이렇게 잘 깎이는지.
이러니까 게임에서 못벗어나는거야.
게다가 엔티티 세계관처럼 결국엔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암시는 덤.
"눈을 깜빡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방금 전까지 하얀색이던 구름이 언제부터인가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다."-본문 60쪽
사춘기 청소년 아이들 중 다이어트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은 학생은 얼마나 있을까.
<살이 찌면 낫는 병> -조영주 작가
현아의 다이어트 시도, 이번엔 다르다.
나비 모양의 약 한 알과 항우울제 한 알 더.
현아의 체중이 줄어갈수록 신체 건강이 걱정됐다.
살이 더 빠질수록 무서워졌다. 현아의 정신상태가.
무엇이 현아를 이토록 극심한 다이어트 중독으로 만들었을까?
동생에게 돼지라고 놀리는 오빠, 현아가 다이어트 부작용을 겪고 있는데도 당신 집안의 체질을 닮아 현아가 살이 쪘다며 아빠를 나무라는 엄마까지...
현아 혼자만을 탓할 수는 없다.
"엄마가 잘 몰라서 하는 소린데, 내가 안 먹으니까 유지가 되는 거야. 조금만 더 먹으면 다시 쪄버린다고. 엄마도 나 살찐거 싫잖아. 안 그래?"-본문 90쪽
중독에 대한 이야기 중 특히나 놀랐던 부분은 '대인관계'에 대한 부분이었다.
<우정은 동그라미같은> -장아미 작가
그렇게 슬픈 내용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 부분을 다읽고 나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학창시절의 나의 모습과 비슷해서일까?
우스갯소리로 내 친구들도 입을 모아 말했다. '홀수는 외로워'라고.
홀수가 되어 보기도 하고, 그 홀수가 되기 싫어 애써보기도 했었다.
이 소설은 그런 과거의 나에게 위로를 건네 주는 것 같았다.
누가 이것을 '중독'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되돌아보니 정말 중독이었다.
"셋은 때로 완벽한 숫자였으니까. 바로 옆 친구에게 손 하나를 내어줄 수 있다면"-본문 150쪽
형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나'의 변화
<형이 죽었다> -정혜연 작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잘났던 형의 투신 자살.
'나'는 그리도 잘났던 형이 왜 죽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눈물도 나지 않았다.
형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형이 죽은 이유가 선명해진다.
이전엔 칭찬해 달라고 칭얼대는 철없는 사람들이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의 기대감을 채우기 위해 아둥바둥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었던 우리가 진정 인정 욕구에 억눌린 사람이 아닐까.
매슬로우 욕구 위계 단계처럼 인정 욕구를 이기고 자아 실현 단계로 나아가는 모습이 꼭 날개를 활짝 펴는 나비같았다.
"너는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본문 192쪽
제목이 너무 귀여웠다. 다람쥐라니.
<세계 다람쥐의 날> -김이환 작가
신형 스마트폰 '에토스 나인'은 아홉 번 접을 수 있다는 변화 외에도 인공지능 '히파티아'가 탑재되어 있다.
주인공의 가족은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 있지만, 특히나 새로운 휴대폰이 생기고 스마트폰에 더 몰두하게 된다.
갑자기 스마트폰 사용이 중지되면서 긴급전화 외에는 먹통이 된다. 고장인줄 알았더니 이게 바로 '히파티아'의 신기능 중독 방지란다.
스마트폰만 들여보느라 소홀히했던 것들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이야기.
스마트폰을 아홉 번 접는 미래 도시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싶다.
이번 휴가 때 집에 내려가면 가족들과 스마트폰 치우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일주일 동안 사용을 중단하고 스마트폰이 아닌 자신과 가족과 친구에게 집중해 보세요."-본문 230쪽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