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콰도르 미완성 교향곡
박계화 지음 / 꽃씨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길고 느린 삶', 거북을 통해 느리지만 길고 오래 사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주어진 조건 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남는 것'"-본문 200쪽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 국가 에콰도르, 이름 뜻 그대로 '적도'를 가로질러 위치한 국가다.
여기 대한민국에 지구 반대편 국가 에콰도르로 해외 봉사를 떠난 이가 있다.
그것도 교사 정년 퇴임 이후 남은 안정적인 삶을 잠시 내려놓은 시니어 세대가.
흔히들 젊은 시절 넘쳤던 열정이 나이가 들면서 식는다고 생각한다. 박계화 선생님은 나의 부모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열정을 다해 노력한다. 그것이 하루 만에 혼자서 에콰도르에서 비빔밥 35인분을 준비해야 하는 무리한 일일지라도!
68세 나이로 홀로 낯선 국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적응하는 과정을 함께 눈으로 따라가며 응원의 마음이 솟구쳤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빛나는 에콰도르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사람들의 친절함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낯선 땅 에콰도르에서 한국 동요를 가르치고, 꾸준히 한국의 문화를 열심히 알리던 그녀는 진정한 'KOICA' 봉사단원이었다. 그렇게 사람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마음을 나눈 그녀는 500여 일간의 시간 동안 에콰도르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학생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일은 숭고하다. 하나하나 세상에 단 하나뿐으로 소중하기 때문이다." -69쪽
아무리 교육 경력 40년이 넘는 베테랑 교사라 할지라도 에콰도르에서의 교육 봉사 활동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르는데, 더욱이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의 아이들에게 교육이라니.
게다가 정규 교육 과정에 음악 교과가 편성되어 있지 않아 악보는커녕, 들리는 대로 따라 부르는 것이 전부인 에콰도르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이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정간표, 숫자를 활용한 음악 교육 방법을 고안해 기어코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쳐 내고야 만다. 오랜 교육 경력을 토대로 쌓인 노련함이 빛을 발한 순간들이 엿보였다. 영어식 표기를 사용하지 않아 발음이 어려운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음악으로, 열정으로 긍정 에너지를 전파한다.
그녀가 음악으로, 긍정으로 나눈 희망의 메시지는 호세 마리아 벨라스코 이바라 공립학교뿐 아니라 에콰도르에서 그녀와 함께한 이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전해질 것이다.
"아직은 나도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다."-본문 7쪽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