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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어 ㅣ 문학동네 청소년 70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평점 :
✨️앞으로 펼쳐질 너의 역사를 응원한다. 화이팅 김두현!!
📚초등 4학년 때 엄마는 자살로 죽고 아버지라던 남자는 인생에서 사라진...
누가 뭐라든 다 지난 일로 덮고 괜찮은 척, 멀쩡한 척하는 것을 탈출구로 선택한...
자현기계공고 하이텍기계과 2학년, 키는 164cm 몸무게 55kg. 별명은 청산가리. 이름은 김두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아이의 마음을...
매일매일 징징거려도, 울어도 되는 건데..
얼마나 울고 싶었을까.
이 아이의 반어적 표현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뭘 또 다 지난 일로 상처를 받았네, 기억이 생생하네 징징거린단 말인가. 요 며칠 내 의지와 무관히 소환되어 버린 과거사 때문에 마음이 번잡스러웠지만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털어버리고 오늘을 살면 그뿐이었다.p.56
🔖"아, 진짜 웃겨. 정말 웃겨. 웃겨서 미칠 것 같아."....
모든 게 웃겼다.
엄마가 나만 두고 세상을 떠난 것도, 아버지라는 작자가 돈 문제로 감옥에 간 것도, 식당의 수조에서 능청스럽게 입을 뻐끔거리는 복어의 얼굴도, 무료 급식소에서 아버지와 비슷한 남자를 본 것도 다 웃겼다. p.83
✨️그러나 다행이다. 잘 커줘서..
이렇게 속이 단단한, 쇠 처럼 단단한 아이가 되 기까지,
그 동안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그래서 더 고맙다.
🔖깍여 나가는 쇠를 보고 있으면 속이 후련해지곤 했다. 이토록 단단한 쇠도 깍아 낼 수도 있다면 무어든 다뤄 내지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밀링머신이 좋았다. 차분하고 단단한 마음인 내가 좋았다. p.37
🔖복국이 먹고 싶었다. 그래. 바로 이거다. 삶이 온통 회색빛이었기 때문인지 하고 싶다, 되고 싶다, 먹고 싶다, 같은 모든 욕심이 나는 반가웠다.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다시 우리 집을 향해 걸어갔다. p.57
🔖내 역사의 시작. 멋있는 말이었다. 나도 시작하고 싶었다. 부모님은 부모님이고 나는 나였다. 치료는 지긋지긋했다. 동정어린 시선도 거북스러웠다. 대체 언제까지 위로를 받아야 성난 속이 가라앉는단 말인가. p.127
🔖내가 모르는 엄마의 지난 삶이 흐르듯 내 안으로 들어왔다. 듣고 싶었던 말이라는 것을 나는 듣고 나서야 알았다.
갈급했던 이야기였다. 되새길 때마다 묻혀 있던 엄마의 웃음이, 엄마와의 기억이, 엄마의 목소리가 장귀녀 사장의 회상과 어우러지면서 되살아났다. p.173
🔖그동안 엄마를 충분히 그리워하지 않아서 미안했다. 나는 그곳에서 그리워할 것들을 실컷 채웠다. 앞으로는 엄마의 마지막이 아닌, 좋았던 기억으로 이지연이라는 한 사람을 떠올리고 싶었다.
....
나는 내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마음속에 맺힌 무언가를 풀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p.180
🔖운명이 있다고 믿지는 않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조건은 존재했다. 조건에 매여 살고 싶지 않았다. 조건이 자격은 아닐 것이다. 잘 살아갈 조건, 행복할 조건 같은 말에는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잘 살 자격, 행복할 자격 같은 말에는 '뭐라는 거야?'하며 눈을 치뜰 것이다. p.185~186
🔖한번 깨졌던 내 영혼은 정밀하게 깎아 낸 금형에 들어갔가 나온 것처럼 말끔했다. 마음의 표면에 신선하고 뜨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일렁이는 이 마음에 무슨 이름을 붙일까 생각하는데, 불현듯 투지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p.176
🔖나는 쇠도 깎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p.187
🏅🎖 중학생 ~ 성인 모두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