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쪼가리 자작 - 칼비노 선집 1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1997년 11월
평점 :
절판


20세기 후반 보르헤스의 등장 이후, 수많은 보르헤시안이 좀비처럼 늘어났다.  포스트 모더니즘을 개인적으로 평가한다면 재주는 보르헤스가 넘고 나보코프, 귄터 그라스, 칼비노, 아베 코보가 모자에다 돈을 걷었으며, 마르케스와 루시디, 쿤데라가 은행에다 저축한 자금을 하루끼가 부동산에 투자한 것 같다.

  칼비노의 이 작품은, 문학적 관행 하나를 부정하고 들어간다. 그것은 소설은 발자크처럼 서술도 아니고, 플로베르처럼 묘사도 아니며,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실존을 탐색할 필요도 없다는 것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이전 작가들처럼 네 개의 기둥을 박고 건축물의 기본적인 토대를 만들고 난 뒤 소설을 출발하지도 않는다. 그는 동시적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분명 그는 오늘날 작가들이 진행해 나갔던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한 관심은 두지 않는다. 상황의 실존에서 언어의 실존성으로 나아가는 신 실존주의자들도 아니고, 우연, 환상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도입하며, 철학을 드러내는 방식이 반드시 관념을 순진하게 드러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고 텍스트 상에서 구현한 작가다.

 인간의 정신세계를 묘사하기 위해 미술은 20세기에 들어서  구상에서 추상으로 나아갔다. 카프카나 아베 코보, 그리고 칼비노는 그런 미술품을 대하듯 읽는 것이 하나의 독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왜 마스케스 팬들이 칼비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지도 조금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지금 내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칼비노가 도덕을 드러내는 시각이다. 그는 딱히 단정지을 수 없는, 비결정적인 시각으로 소설을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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