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자꾸 자라는 방 전학년 창작 도서관
김병규 지음, 장연주 그림 / 예림당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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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방은 무슨 방?

예림당에서 나온 김병규 작가의 자꾸자꾸 자라는 방을 읽었다. 22개의 방에 대한 작은 스토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서두에 이렇게 말한다. 방이 어린이를 잘 자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방에서 뭘 하느냐에 따라 어린이가 바람직하게 자라날 수 있다고. 나에게 또 딸에게 방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어려서 방이 6, 식탁방까지 합치면 7개인 방에서 자랐다. 그 중에 하나는 내 방이었다. 너무 후미지고, 습하고 어두운 방이었지만 정말 내가 좋아했던 방이다. 왜냐하면 그 방에는 다락처럼 아늑한 곳이 있었는데 이불을 보관하는 용도였다. 내 방 속 다락방은 정말 그야말로 놀이터였다. 그 속에서 나는 영화배우가 되기도 하고, 교실 속 선생님이 되기도 하였다. 그 방은 단순히 방이 아니었고 내 집이었다. 창문을 열면 푸르른 초록빛 잔디밭이 나를반기고 강아지들이 뛰놀고, 새들이 지저귀고 부러울 것이 없는 그런 방이었다. 곰팡이가 핀 벽지에 어두컴컴 무서운 방이었지만 말이다. 그 방 하나만 해도 별명이 수십개는 나올 것 같다.

 

이 책으로 따지면 추억이 있는 방일 것이다.

 

조그만 방이 이 곳에 나온다.

아파트인데 5식구에 방이 셋인..2년마다 전세살이로 이사를 4번이 넘게 한 나는

'몇 평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속물같지만...

 

20평대 살던 나는 세식구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장난감에 방이 비좁다고 느끼는 때가 많았다. 5식구인데 방이 갯수가 적다면....

 

민주와 민채네 집은 그렇게 모여 살게 된다. 할머니와 민주가 한 방 부모님 한 방, 그리고 아들이 하나의 방에서 살게 되는데

 

그 방들은 늘 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채 속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방도 주인을 닮아가나봐" 방을 보면 그 사람의 습관이나 행동, 성격까지 다 보이지 않는가? 순간 움찔하고 얼굴이 붉어졌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할머니가 거실에 대해서 자신의 마음과 빗대어 말하는 장면이다.

 

할머니가 거실에 오래 앉아계시자 할머니는 거실에 있으면 들락날락 식구들도 보고 좋다고 하면서

 

거실을 닮고 싶다고 하는 장면이다. 온 가족이 같이 쓰는 거실처럼 모두가 언제나 드나들었음 하는게 바람이라고 말이다. 얼마나 멋진 말인지...

 

어느 순간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더 멀어지게 되었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뭉클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주변이 달라보이는 법..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 영토가 넓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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