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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 논리 퍼즐 - IQ 148을 위한 ㅣ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필립 카터.켄 러셀 지음, 최가영 옮김, 멘사코리아 감수 / 보누스 / 2017년 4월

멘사 퍼즐

고등학교 2학년 때 아이큐 검사를 했었다. 검사 문제지를 받아보고 무슨 모의고사를 푸는 것 마냥 다른 녀석들보다 잘 봐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검사를 봤다. 그 때 받은 아이큐 점수는 130대. 다른 아이들보다 다소 높은 편이었으나, 최고 점수를 받지 못해 상당히 억울해했던 것 같다. 게다가 친구들끼리 아이큐 점수를 가지고 돌대가리니 바보니 하며 서로를 놀리던 기억도 난다.

멘사 퍼즐은 그런 내 고등학교 때의 추억을 소환해준 아주 소중한 책이다. 지금은 중년이 코앞에 둔 나이지만, 책을 받아들고 책장을 넘기며, 한 문제 한 문제 골똘히 생각하며 풀 때마다 고등학교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 둘씩 눈앞을 지나가고, 아이큐 점수 잘 받고자 호승심에 불타오르던 고등학교 때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그리고 이제는 혼자가 아닌 딸아이와 함께 문제를 풀 때는, 틀릴 때마다 예전에는 정말 잘 풀었는데,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잘 못 풀겠네하며 은근히 나이 핑계를 대며 넘어간다. 문제를 풀고 답을 맞춰가다보면 부디 술로 찌든 지금의 내 머리가 아닌 고등학생이었을 때의 신선한 머리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좀 더 건강한 생활을 하며 살 걸하는 삶의 후회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풀다보니, 가끔은 신기하게도 별 하나도 틀리면서 별 다섯 개 문제는 맞추는 내 자신을 보며, 그래도 아직 녹슬지는 않았어라며 스스로 자위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 더욱이 딸아이와 함께 문제를 풀다보니, 그 동안 바쁜 직장생활로 인하여 하지 못했던 대화를 나누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니, 그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