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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집이 필요하다 - 전세대신 내 집 마련,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렘군 지음 / 베리북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데 문득 『연금술사』가 떠올랐다. 『연금술사』의 주인공은 자신의 진짜 꿈을 찾아 세상으로 뛰어들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최종 목적지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도둑에게 빼앗겨 버린다. 바닥에서부터 자신의 삶을 일궈 나가기 시작하는데, 시간이 흐른 후에 주인공은 깨닫는다. 자신이 겪은 모든 과정들은 진정한 꿈에 도달하게 만들어준 발판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부동산 투자가 자신이 마지막으로 도달해야 할 종착지로 여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큰 돈을 버는 것이 이 삶에서 이루어야 할 마지막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잘못된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동산 투자는 꿈을 이뤄나가는 데 있어 하나의 과정이지 종착역이 아니다. 진정한 꿈을 발견하고 이뤄나가는 데 부동산 투자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부동산 공부를 '얼마나' 해야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부동산은 영어 공부와 매우 비슷하다. 한번 할 때 바짝 해두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금세 다 잊어버리는 건 물론이고, 관심에서도 멀어진다. 그러면 공부만 하다가 끝나게 된다. 적어도 1년은 미쳐야 한다."
부동산 투자를 직접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한 명의 독자로서 책을 읽어 나갔다. 나는 실제 부동산 투자나 발품을 팔아본 경험은 없다. 부동산 서적을 읽고, 강의를 듣는 수준에서 항상 내 발걸음은 멈춰 있었다. 책에서 저자도 지적한 내용이지만 '강의 푸어'가 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스스로를 반성했다. 현재까지 송사가 이어져 오고 있는 터라 심적 여유가 부족하고, 종잣돈도 여유가 하나도 없는 게 나의 현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핑계만 대다가 내 무덤까지 가겠구나" 내일 부터라도 당장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물건의 발품을 팔아보기로 결단했다.

"투자를 최우선으로 두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남은 금액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이것이 부자들의 생활 습관이다."
이 책을 포함하여 여러 부동산 책을 읽어본 결과, 성공한 투자자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그들의 첫 번째 스승은 ‘책’이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번에 읽었던 복부인님도 그렇고, 렘군님도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다고 나와 있다. 복부인님이 도서관에 자주 갔다는 이야기에 자극을 받아 근처 도서관을 알아보니 국회 도서관이 가장 가까웠다. 그런데 최근 국정 사태로 부담스러운 마음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여태까지 가지 않고 있었는데 렘군님의 책에서도 도서관 홍보 아닌 홍보를 하고 있어 스스로를 또 한 번 반성했다.

『당신에겐 집이 필요하다』에서 중점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내용은 ‘초보자들이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이다. 사실 이 내용도 조금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좀 더 세밀하게 얘기하면 ‘흐름 일반’에 대한 내용이다. 렘군님이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부동산 투자는 ‘아파트’다. (그 중에서도 소형 아파트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내용 위주로 책에서는 서술하고 있다. 초보자의 경우, 자신이 투자할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실전에서 어떤 경험들을 마주하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예전에 읽었던 경매 책에서는 집주인이 교도소에 복역 중인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경매, 오피스텔, 토지, 빌라, 아파트 등 각 물건마다 장, 단점이 있겠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어 수익을 보고 있는 분야는 아파트라고 했다.


2012년도에 첫 직장을 잡았을 때 거주했던 곳은 당산이었다. 그 전까지는 대학교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던 터라 월세, 전세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더군다나 서울의 지리는 전혀 몰랐던 탓에 국회의사당에서 가까워 보이는 곳에 둥지를 텄다. 당산에서 1년 반 정도 살다 역삼역 근처로 이사를 한 번 했었다. 그리고 나서 2015년에 다시 당산으로 이사를 왔다. (거주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직장의 위치였다.) 나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늙기만 했는데 당산역은 너무나 변해있었다. 역 근처에 오피스텔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으며 덩달아 많은 가게들이 오피스텔 1층에 들어섰다.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원룸 촌이 생겨났으며 9호선은 신기할만큼 사람이 항상 만원이다. 2012년도에 출퇴근 할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시간과 상관없이 사람들이 항상 많아서 매번 놀랜다. 9호선이 확장되면서 사람들이 약속 장소마저 9호선 위주로 잡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당시 뉴스에는 대한민국 부동산은 이제 포화 상태에 접어들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 뉴스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부동산은 주변 기사와 뉴스와는 상관없이 스스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부동산을 바라봤던 것이다. 나와는 달리 깨어있던 사람들의 인생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 ‘지역 선정과 타이밍’은 마치 실과 바늘처럼 반드시 함께 다녀야 할 키워드이다.
그렇다면 승자의 보트에 올라타기 위해선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공부하고,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기본적인 부동산 지식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정보들을 종합하여 부동산 미래 가치를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지역과 타이밍 선정 모두 전문가의 영역으로 치부하지만 생각을 바꿔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좋은 지역을 어떻게 하면 나도 찾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 입지(교통, 상권, 학군, 환경), 호재, 정책, 심리 등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이런 방법을 통하지 않고 투자를 한다면 몇 번은 운 좋게 성공할 수 있겠지만 크게 고꾸라질 가능성이 있다.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부동산에서도 배워야 할 지식은 ‘낙법’ 즉, 실패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지식이 하드웨어라면 소프트웨어도 숙지해야 한다. 바로 손품과 발품이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떤 임차인을 만날지, 매도자, 매수자, 부동산 중개인, 법무사 등 획일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한 내용이다. 저자의 첫 번째 부동산 계약 에피소드를 읽는데 내가 다 집주인에게 화가 치밀었다. 부동산 분야가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했다. 철저하게 지식 빈익빈 부익부 사회다. 지식을 아는 자,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자 소리없이 사라지게 된다.

"부동산은 평범한 월급쟁이였던 내 인생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집, 차, 자산의 질적 향상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직업과 꿈, 인생의 목표도 바뀌었다. 부동산은 나를 제2의 인생으로 안내해준 고마운 녀석이다."
『당신에겐 집이 필요하다』 제목에서처럼 우리는 전셋집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집’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화폐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집은 '소유'에서 '거주'로 개념이 바뀌었다며 평생 전셋집만 전전하며 옮겨 다닐 것인가? 전세값은 하루가 멀게 상승하고 있다. 1,000만원이 상승했다고 치면 한 달에 83만원씩 1년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을 아무런 이유 없이 집주인에게 줘야한다. 화폐가치 하락 리스크에 가장 큰 방어를 할 수 있는 것은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저자는 부동산 투자를 통해 거주할 수 있는 집, 소유하고 있는 집, 그리고 자유와 시간을 얻었다. 당신에겐 아니, 우리에겐 가장 필요한 것은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