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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꽃 - 임경미 시집
임경미 지음 / 창조문예사 / 2020년 3월
평점 :
이렇게 많은 ‘꽃이름’이 등장하는 시집도 흔지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
“ 달맞이꽃,착한 꽃,따뜻한 꽃, 강인한 꽃,포근한 꽃, 함께 버티어 주는 꽃, 위로하는 꽃, 꽃밭, 꽃잎, 진홍빛 분꽃, 풀꽃, 꽃눈, 왕벚나무 꽃잎, 연분홍 꽃잎, 꽃빛, 장미꽃잎, 안개꽃잎, 꽃다발, 꽃씨, 4월의 제비꽃, 벚꽃, 꽃나무,꽃가루,꽃망울, 부평초, 풀꽃, 안개꽃, 숨겨진 꽃, 국화꽃”
이쯤되면 그야말로 ‘꽃잔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꽃들의 향연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많은 꽃들이 오늘도 쉬임 없이 피어납니다.”(‘엄마와 꽃’ 중에서)라는 데 있다. 가히, ‘꽃시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불현듯 시를 읽으면서 산책길에 흐드러지게 만개해 있던 수많은 꽃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시집에 등장하는 수많은 꽃들만큼 인상적이지 못했습니다. 시인의 꽃들에는 가족이 있다. 때론 숭고한 철학이 있고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도 있다. 생활의 깊은 지혜도 있고 가끔은 삶의 고단함과 아쉬움도 담겨져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의 저변에는 꽃과 같은 사랑이 깔려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작은 물 한 방울’로 시작한 시가 ‘매듭’으로 마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창세기’로 시작한 성경이 ‘요한계시록’을 끝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 잠시 긴 여름잠에 들려 한다”(‘매듭’중에서)는 속마음이 내비치는 글귀에서 묘한 긴장감이 들다. 그것은 요한계시록의 마지막장 마지막 구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요한계시록 22:20~21)).
바로, 아람어 ‘마라나타’( '주님, 오시옵소서'(Come, O Lord!))로 알고 있는 이 구절에서 기독교인들이라면 누구나 기대감와 동시에 묘한 긴장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번에 꽃시인에게서 탄생될 꽃들에 긴장어린 기대가 된다.
부디 재충전하시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시길 두손모아 간절히 기도한다.
‘코로나19’로 지친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에게 일독(一讀)을 권한다.
번역된다면 전세계인들에게도 좋을 선물이 될 것이다.
읽는 모두의 얼굴엔 ‘웃음꽃’이 마음엔 ‘희망꽃’이 삶엔 ‘행복꽃’이 피어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