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와 리틀B - 다리가 셋인 개 하치와 희귀병 소년의 감동적인 우정
웬디 홀든 지음, 이윤혜 옮김 / 예문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리틀B는 꽃을 피우려는 화초였어요. 빛과 하치의 사랑을 기다린 씨앗과 같았습니다. 오언은 그때까지 세상에 존재했지만 세상에 속하지는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오언의 일부만을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하치 덕분에 오언 호킨스가 사실은 얼마나 멋지고 놀라운 소년인지 모두가 알게 되었어요." ​

​ 인생에서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일은 흔하다. 자신을 탓하느냐, 타인이나 환경을 탓하느냐, 아니면 주어진 어려움을 마주하느냐는 또 다른 선택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흔치 않게도 장애를 타고 나거나, 누군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경우들이 주어지기도 한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피할 수 없는 아픔 앞에서 홀로 견디고 이겨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정, 그리고 사랑이 위대한 것은 그 어떤 고통도 이 앞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리틀B는 선천적으로 슈발츠얌펠 증후군을 앓게 된 소년이다. 근육이 굳으며 뼈를 눌러 키가 자랄 수도,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숨을 편히 쉴 수도 없는, 이 밖에도 수많은 증상 등을 수반하는 병이다. 이 어린 소년은 어느 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게 된다. 자신이 남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외출도 꺼려하고 혹시 밖에 나가게 되면 온 몸을 꽁꽁 가리곤 했다. 사랑으로 그를 보살피는 가족들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 고통을 공유할 수 없기에 리틀B는 혼자가 아니었지만 동시에 혼자이기도 했다.

 하치는 어린 강아지일 때 어떤 남자에게서 구타를 당한 상태로 열차 선로 위에 묶여 결국 다리 한 쪽과 꼬리 대부분을 잃은 아나톨리안 셰퍼드이다. 하치는 그런 끔찍한 고통을 겪은 순간에도 자신을 구하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공격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으며, 끝까지 살고자 하는 의지를 놓치지 않았다. 수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서 살아남게 된 하치는 세상을 등지고 있던 한 소년, 리틀B를 만나게 된다. 변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리틀B는 학대부터 그 이후의 고통스러운 치료과정도 묵묵히 이겨내는 하치에게서 힘을 얻고, 사람들과도, 세상과도 마주하게 되었다.

 

 좋은 것은 나누면 배가 되고, 힘든 것은 나누어야 반이 됨을 하치를 통해 배운다. 하치의 존재만으로도 병과 싸우고 있거나, 전쟁 등으로 몸의 일부를 잃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고 있음이 가슴 한 켠을 뭉클하게 한다. 또한 리틀B의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사랑어린 자취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더 사랑하며 살고픈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 같다. 하치에게 무자비한 학대를 행했던 이처럼 상처주고 폭력을 행하는 짐승같은 인간들도 있지만 그 아픔과 상처를 싸매어주고 보살피는 선한 이들도 있기에 아직도 세상은 살 만하다고 말할 수 있다. 부디 하치와 리틀B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가기를, 그래서 더 많은 이들에게 힘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