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대화하기 - 애견 언어 교과서
미동물행동심리학회(ACVB) 지음, 장정인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 집에 있는 여러모로 미숙하고 서툰 견주들을 위한 쉽고 재미있는 반려견 훈련법 책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책을 받고 보니 두껍고 방대하다, 어려울 것 같다. 부제가 '애견 언어 교과서'인 이유가 있었구나, 정말 교과서 같은 책이구나 생각했다. 수의 행동심리학회에서 지은 책인 만큼 전문적인 책이었다.

 

귀여워서, 외로워서 동물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당연 개를 키우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다. 집 밖에서 키우던 개들이 집으로 들어왔다. 밖에서 키울 땐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었는데 함께 살면서 소통의 장벽을 절감하게 된다. 사람들의 성격은 타고난 천성에 자라온 환경 등의 영향으로 제각각이다. 그래서 같은 언어를 쓰지만 서로 소통하지 못해 갈등이 발생하곤 한다. 친구, 연인, 부부, 그리고 부모 자식 간에도 함께 하는 시간의 양 만으로는 소통의 한계점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다.

하물며 완전히 언어가 다른 개와는 어떨까? 개의 성격도 제각각이다. 어릴 때 버림 받은 경험이 있거나 학대 받았었거나 이 집, 저 집 옮겨다닌 개들은 대체로 예민하고 날카롭로 공격적이다. 같은 환경에서 자라더라도 차분한 녀석도 있고, 아주 활발한 녀석들도 있다. 그런데 개의 언어와 습성에 대한 지식 없이 함께 살아가는 게 쉬울까? 가능할진 몰라도 분명 어려울 것이다.

 

우리 집 귀염둥이는 외출을 싫어하진 않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지나치게 긴장을 한다. 오랜 기간동안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서 지낼 때도, 혼자 집에 있을 때도 집 안의 물건을 물어뜯는 다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주인을 닮아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순한 녀석도 머리를 쓰다듬거나 귀여워서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으르렁 거릴 때가 종종 있다. 사람의 입장에서는 좋은 의도로 하는 행동이 개의 입장에서는 공격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보통 10~15년 정도 가족과 함께 생을 보내는 반려견들과 갈등 없이 즐겁게 지내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이왕 공부할 거면 제대로 해야 될 것이다. 간단하고 쉬운 책들도 좋지만 내가 키우는 녀석과 좀 더 가까워 지고 싶기에, 스트레스 대신 사랑을 주고 싶기에 이 책이 그러한 여정에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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