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빈 자리를 이겨낸 현명하고 지혜로운 선택.

저녁이 준 선물 - 아빠의 빈 자리를 채운 52번의 기적
사라 스마일리 지음, 조미라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월

1년간의 파병으로 인한 남편의 빈 자리를 현명하고 용기 있는 선택으로 채운 사라 스마일리의 '저녁이 준 선물'.

매주 한 번 저녁 식사에 손님을 초대한 52주, 1년 동안의 기록을 책으로 남겼다. 소재 자체가 신선했고 이웃과의 교류가 끊어진 요즈음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생각했기에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이 책은 처음에는 초대를 하게 된 배경부터 나오고 남편이 떠난 후 어떤 손님을 초대했었고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었는지 1개월씩 묶어서 편집이 되어 있다. 마냥 좋은 이야기만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떠나고 그 빈 자리로 인해, 그리고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저녁식사 초대로 인해 힘들고 다사다난했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지역에서 유명한 인물들뿐 아니라 아이들의 학교 선생님이나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때로는 집에서 초대하지 않고 외부에서 특별한 시간을 갖기도 하는 등 매주의 저녁식사초대가 새롭고 다채로웠다. 때로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돌발상황들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냥 남편이, 아버지가 없는 그 1년의 시간을 그리워만 하면 슬프게 보내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떨어져있는 남편에게도 뜻깊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가는 모습이 멋졌고 처음엔 삐걱대던 큰 아들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아이들이 다양한 사람들과의 저녁식사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해져가는 과정이 아름다웠다. 말 그대로 저녁이 준 선물이었다.

인상 깊은 부분은 남편이 처음 떠날 때 남은 가족의 모습과, 중간에 남편이 잠시 휴가를 나온 후 다시 헤어질 때의 반응하는 모습의 차이였다. 남편이 짧은 휴가로 아쉬운 작별을 고할 때 처음 헤어질 때와 달리 금새 새로운 저녁식사를 기대하며 헤어짐조차 반기는 모습이 남편 입장에서는 안심되면서도 서운할 수 있는 점이지만 사라 스마일리라는 한 여성의 성장과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남편이 없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연약하게만 보였던 그녀는 용기 있는 선택, 그 와중에 겪어야 했던 시행착오들을 통해 강인한 어머니, 강한 여성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인생 속에서 상실의 아픔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가족과의 이별은 그 어떤 상실보다 쓰리고 아프다. 빈 자리 때문에 온 가족이 오랜 시간 고통을 받고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비록 이러한 상황들이 일어날지라도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해서 빈 자리를 사라 스마일리처럼 새로운 만남의 기회들로 채울 수 있다면 아픔을 더욱 잘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었다. (그녀가 요리하는 것도 수다 떨기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는게 키포인트인 듯 하다. 결코 좋아하고 잘하기에 했던 게 아니었다.)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은 오타가 몇 군데 보여서였다. 문장 중간이 잘린 건지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어색한 부분도 있었고 오타도 조금 보였다. 좋은 책이기에 이런 부분들이 눈에 더 띄었던 것 같다. 원서로 보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