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토끼]편견없이 아이들 바라보기

스티커 토끼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9
가브리엘라 케셀만 지음, 김영주 옮김, 테레사 노보아 그림 / 책속물고기 / 2011년 2월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를 들라면,

편견없이 사람을 대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편견은 우리 뇌 속 무서운 병인 것 같다.

매년 학기초가 되면, 항상 고민되는 문제가

전년도 담임 선생님께 조언을 구해야 될 아이가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각각의 아이, 특히 관심을 더 많이 쏟으면 좋을 아이들에 관해

미리 정보를 얻어놓으면 아이를 대하기도,

또 배려해주기도 한결 편하고, 아이와 적응하기도 편해진다.

반면에,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개인적인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는데,

전년도 담임 선생님의 견해에 따라 나도 편견을 갖고서 이 아이를 대하는 것은 아닌지,걱정이 되기도 한다.

 

 왠지 "스티커 토끼"는 아이들 책이지만, 이런 선생님의 고민도 담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교사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어른들에게 경고하는 책이기도 하다.

편견을 갖고 아이들에게 제 멋대로 꼬리표를 붙이지 말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 달라고 말이다.

 

 토끼 마을에서 엄마, 아빠 토끼와 사는 스무 마리의 아기토끼들. 엄마 토끼와 아빠 토끼는 당근 갈기 대회에 나가느라 사흘 동안 할머니 토끼에게 아기 토끼들을 맡기기로 한다. 세상에서 가장 정신없는 할머니 토끼는 아기 토끼들의 별명과 특징을 스티커에 꼼꼼히 적어놓았지만 거센 바람이 몰아치더니 스티커를 다 날려 버리고, 할머니 토끼는 스티커 없이 아기 토끼들을 구별할 수가 없게 된다. 결국 할머니 토끼는 스티커에 썼던 내용을 되새기며 손님이 왔을 때는 입방정 아기 토끼를, 당근 수프를 먹을 때는 까탈쟁이를 찾으려 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자, 그냥 아기 토끼들과 있는 그대로의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돌아와 할머니 토끼가 떠날 때 할머니 토끼의 등에 붙여져 있는 20장의 스티커에는 이 말이 쓰여있다. "할머니, 사랑해요."

 

 이 책에서처럼 할머니가 아빠, 엄마토끼에게 들은 정보대로 찾으려 했을 때 맞지 않듯이, 아이들은 항상 그 편견대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즉, 편견은 말 그대로 잘못된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일 뿐이지 사실이 아닌 것이다. 그 점을 일깨우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이 사회에서 살아갈 때 어른들처럼 편견을 갖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