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인생, 인생 속 신화 - 신화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이영임 지음 / 열대림 / 200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스 신화는 위대한 창작물이다.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풍부한가를 보여준다. 헬리오스와 파에톤의 부자 이야기,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의 모녀 이야기 등을 통하여 우리 가족의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겨울이 왜 오는지, 태양이 어떻게 뜨고 지는지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보여주는데 감탄하게 된다.

 

나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스 전역을 다니면서 신화의 현장을 방문하는 이윤기 선생님의 열정은 대단하기만 하다. 마치 신화를 주제로 한 여행기를 쓰듯해서 그리스를 여행하고 온 사람으로서 생생한 면이 장점이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통째로 다 듣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느꼈던 2% 아쉬움을 이영임 선생님의 이 책이 메워주었다. 이 책은 친절하다. 신화의 이야기를 통째로 들려준다. 예를 들면, 테세우스의 모험에서 6가지 난관을 통과하고 아버지 아이게우스왕을 찾아가는 장면이 그대로 잘 그려져 있다. 이런 식으로 순수하게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되살려주었다. 그래서 난 새롭게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들을 만난다. 오르페우스, 다이뉘소스, 헤파이스토스, 아테나, 아폴론 등.

 

이영임의 <신화 속 인생, 인생 속 신화>에서 가장 독창적인 것은 그 신화가 주는 현대적 의미를 풀어준 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못생기고 장애가 있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가장 아름다운 여신 아프로디테를 아내로 둔 것은 오늘날 드라마의 단골주제가 아니던가. 돈은 많이 벌어주는데 아내를 사랑할 시간이 없어서 전쟁의 신 아레스가 아내와 사랑을 나누게 된 것이 바로 드라마 주제가 된다. 너무나도 현대적인 이야기이다.

 

에로스와 프쉬케의 사랑은 사랑과 영혼의 만남을 주제로 한다. 심오한 이야기 같다.

퓌그말리온이 그의 조각상 갈라테이아를 사랑해서 실제 아내가 된 이야기를 융의 심리학을 인용하여 퓌그말리온의 '아니마'라고 표현한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다. 당신의 아니마를 사랑하라! 퓌그말리온 신화는 영국의 극작가 죠지 버나드 쇼가 <퓌그말리온>으로, 다시 <My Fair Lady>(오르리 햅번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현대적으로는 <귀여운 여인 Pretty Woman>이 퓌그말리온 신화에서 나온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흥미롭다.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뉘시우스 적인 것은 인간의 광기와 지혜가 서로 상생해야할 영원한 주제임을 말해주고 있다.

황금의 손, 미다스의 손은 황금을 만드는 그 손으로 인해서 모든 것이 물화되어 버리고, 사랑하는 딸도 잃어버리고, 심지어는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불행으로 빠질 수 있음을 알려주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오뒤세우스와 페넬로페 이야기를 한국 이몽룡과 성춘향와 연결시켜 풀어주는 부분은 참으로 재미있었다. 

 

이 책은 친절하다. 그리스 신화에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곧 우리가 사는 이야기의 '원형'을 만나게 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공부하는 사람이면 서재에 꼭 구비해야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