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템과 타부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김종엽 옮김 / 문예마당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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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가 쓴 작품 중에서 저자가 가장 첫 번째로 꼽는 작품이 바로『토템과 타부』라고 한다. 프로이트의 야심작 『토템과 타부』는, 「근친상간 기피 심리」,「타부와 감정의 양가성」,「애니미즘, 주술, 관념의 만능」,「유아기의 토테미즘으로의 회귀」등 네 개의 논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의 세 논문은 빌헬름 분트의 『민족심리학』, 프레이저의 『토테미즘과 족외혼속』, 앤드류 랭의 『토템의 비밀』, 허버트 스펜서, E.B.타일러, 다윈, 뒤르케임, 막스 뮐러 등의 토템연구를 소개하면서, 이들 연구에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토테미즘과 족외혼속(exogamy)와는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가? 타부의 전제인 토템동물은 어떻게 유래되었나(기원)? 왜 토템을 타부로 정했나? 토템에 대한 양가감정은 어디서 오는가? 놀랍게도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어느 누구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신분석학이 이에 대한 답을 해 줄수 있다고 믿었다.

유능한 사회학자, 문화인류학자, 언어학자들이 일제히 이 시기에 토테미즘에 관심을 가졌다는데 놀랐다. 그 까닭을 유추해 본즉, 1859년에 다윈이 『종의 기원』을 펴내면서 모든 것의 기원을 찾으려는 시도가 각 학문에서 유행이었다. 종교도 예외는 아니다. 종교를 진화론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그 기원을 따져 묻게 되었고, 그 단서가 되는 것이 토테미즘이었다.

종교를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보는 견해가 오늘날 그리 설득력이 없어서 처음 세 편의 논문은 다소 지루한 편이었다. 프로이트가 하고자 하는 말은 마지막 논문 「유아기의 토테미즘으로의 회귀」에 다 있다. 프로이트는 토테미즘의 기원을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로 설명하고 있다. 토템동물은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전이시킨 것이다. 아버지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한 동시에, 동일시의 대상이다. 미개인들은 자신들이 숭배하던 동물을 <토템향연>때만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죽여서 제사를 드린다. 프로이트는 이것을 억압되었던 본능의 방출로 보았다. 즉 아버지 살해에 대한 원초적 본능이다. 토템동물(아버지의 전이물)을 죽인데 대한 ‘죄의식’이 생겨난다. 이 죄의식을 완화시키고 아버지와 화해하기 위해서 그 아들들은 더욱 더 강력하게 아버지에게 복종하고자 한다.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도 바로 토템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죄의식에서 나온 계명이다.

이 토템이 타부이다. 분트는 타부란 ‘거룩한 것’인 동시에 '악마적인 것’인 양면성이 있음을 어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감정의 양가성’은 프로이트의 토템이해에 중요한 열쇠이다. 이것은 곧 아버지에 대한 양가감정이기도 하다. 제거의 대상인 동시에 동일시의 대상이 바로 아버지이다.

토템(아버지의 전이물)을 죽인데 대한 죄의식으로 다시는 아버지를 죽여서는 안된다는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이 나오며, 가족간에 여자를 차지하는 일은 또다시 살인을 일으키므로 근친상간을 금하고, 족외혼속을 절대적으로 장려했던 이유가 된다. 이것이 족외혼속의 기원이다. '나는 종교, 도덕, 사회, 예술의 기원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집중되어 있다는 주장을 결론으로 삼고자 한다.” 프로이트는 『토템과 타부』에서 인류문명를 지탱하는 힘이 바로 '토템과 타부’ 그 배후에 작용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토템과 타부’를 쉽게 읽기 위해서 『종교다시읽기』를 다시 읽어보았다. 토테미즘, 「환상의 미래」, 프레이져의 주술에 대한 기본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월터 캡스의 『현대 종교학 담론』중 2장 종교의 기원을 꼼꼼하게 읽을 필요성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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