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 욕망과 결핍, 상처와 치유에 관한 불륜의 심리학
에스터 페렐 지음, 김하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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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는 어른들 입장에서 결혼을 했어야 하는 나이다. 아이도 하나 또는 둘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난 다른 길을 선택했다. 비혼주의, 솔로의 길을 말이다.(언제까지일지는 모른다) 애초에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건 아니다. 25살 내게 첫사랑이 나타났고, 결혼을 얘기했었다. 처음이었다. 지금 솔로인걸 보면 잘 되지 않은 걸 테다. 누구 잘잘못이 아니라 손벽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둘 모두의 잘못이다. 인연이 아니어서라고도 한다. 몇 번 더 결혼을 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역시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 정신차려 보니 내 나이 곧 마흔을 바라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생각한 일이지만, 이젠 거의 굳혀진 듯하다. 연애는 YES, 결혼은 NO 라는 인생 방향이. 그래서 이 책은 내게 맞지 않다. 알아둬서 나쁠 건 없지만, 필요하진 않다. 결혼을 두고 보면 그럴지 모르지만, 연애를 할 마음이 있다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외도라는 것이 법적인 부부가 되야만 겪는 일은 아닐 테니까. 연인일 때도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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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한 사람의 세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라는 책날개 소개가 심상치 않다.

당연하다. 사랑해서 결혼한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 다른 사랑하는 이가 생겼다니. 보통일은 아니다. 어느 특정인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고,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 외도다. 인류가 살아가는 동안은 피할 수 없는 일이란다.

 


그렇다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인정만 하고 있어야 할까? 아니다. 먼저 맺은 관계를 지속하려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반대로 새로운 인연과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면, 전 관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떠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이렇게 하면 된다거나, 이렇게 하면 어떠냐고 묻지 않는다. 그저 외도의 실체를 밝히고, 다양한 사례를 들어 알려줌으로써 선택권을 넘겨 준다. 일어나지 않는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피해자라면 혹은 가해자라면 어떻게 하는 게 옳을까? 생각하며 읽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일어날지 어떨지 몰라 명확한 방법을 찾진 못했다. 다만,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는 된 것 같다. 슬프게도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혹시 현재 외도로 힘들어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이 책을 참고해 보면 어떨까? 다른 나라 사람들 사례라 즉각 도움이 되지 않을진 몰라도 그야말로 참고는 될 것 같다.

 



 

    

▼ 공감가는 구절을 모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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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p 1장 불륜에 관한 새로운 대화


▶ 외도를 하게 되면 불륜을 하는 것이다.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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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p 1장 불륜에 관한 새로운 대화


▶ 과연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말을 꺼낼 수 있는 커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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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p 1장 불륜에 관한 새로운 대화


▶ 누구든 피해자가 된다면 화가 나고 복수심이 일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런다고 달라질 일은 없다.

모르지 않지만, 당하는 상황에선 이성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어느 행동을 잘못으로 규정하고 그 심각성을 결정하는 일은 배신당한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상처받았다고 해서 행동의 의미를 정의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47p 2장 채팅도 바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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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p 2장 채팅도 바람일까


▶ 인정하긴 싫지만 그렇다. 외도가 잘못된 선택인건 맞지만, 이 또한 욕망이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그런 존재일지 모른다.

끊임없이 누군가 날 탐내주길, 나를 필요로 해 주길 바라는지도 말이다. 그렇다해도 사랑하는 이를 옆에 두고, 다른 이를, 불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행동을 하는 게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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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p 3장 요즘 불륜


▶ 어쩌면 사랑해서 결혼한다고 모두 행복한 건 아니라는 말과 일맥 상통할까?

사랑해서 결혼해도 불행해 보이기도 하고(진실은 알 수 없다), 불륜을 저지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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