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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스케치 - 언젠가 한 번은 가야 할 그곳
박윤정 지음 / 컬처그라퍼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찍는 일이 여행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기저기 마음에 남기고 싶은 곳에선 항상 셔터를 눌렀다.
찰칵 찰칵.
그렇게 사진을 찍다가, 순간적인 장면만 잡기엔 아쉬운 때도 있었다.
그래서 동영상을 찍었다.
그 곳의 바람 소리와 주변 사람들의 말 소리, 웃음 소리 모든 것이 담겼다.
이 책을 만나면서 나는 왜 그 장면을 그릴 생각은 하지 못했나 싶었다.
내가 그리 그림 솜씨가 뛰어나지 않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내 소중한 순간을 스케치로 남긴다는건 또 다른 의미로 굉장히 소중한 일이란 생각을 했다.
그리려면 자세히 보아야 하고, 더 많이 느껴야 하기에,
그 당시 나의 정서를 잘 느끼려면 그려보는게 큰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했다.
여행을 그림으로 남기는건 참 멋진 일이구나.
나의 손 끝으로 좋았던 순간의 기억을 남기면 좋았던 그 감성까지 고스란히 전해질 것만 같다.
"여행을 하는 것에는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행복'한 감정을 '알아차리게' 만드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잘 훈련된 드로잉 기술 없이도 그림 그리는 행위를 통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처럼, 목적지에 대한 해박한 지식 없이도 행복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 중 노천 카페에 앉아 끄적끄적 그림 한 장을 그려 나갈 때의 행복감은 직접 체험해 본 이만이 아는 기쁨이다."
- p. 4 작가의 이야기 중.
이 책을 통해 스위스의 많은 곳을 둘러본 느낌이 든다.
자세한 여행 정보가 있지는 않지만 각 지역이 어떤 색깔을 가진 곳인지는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막연히 스위스가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만 들은터라,
깨끗한 공기, 눈부신 자연환경, 하이디의 고향...
이런 생각만 가지고 '그래도 한 번 가보고 싶다.' 생각만 했었는데,
스위스가 이렇게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인지도 몰랐고,
이토록 감각적인 나라인지도 몰랐었다.
유럽 국가들에게 가장 부러운 것 중 하나가 전통과 현대의 조화이다.
옛 것을 그대로 자연과 더불어 남겨두면서, 아니면 약간만 변형하면서 그 원래의 색을 지키려는 노력말이다.
스위스도 그런 곳이었다.
여전히 수작업으로 종이를 만드는 종이 박물관이 있고,
그것을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여전히 비싼 값을 치르고라도 수작업 종이를 이용해 인쇄물을 만든다.
오래된 것의 가치를 인정하고 유지하려는 그들의 모습이 멋지다.
그렇게 만든 종이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거쳐온 시간도 담겨있다는 것을 이해함이겠지?
제네바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가장 국제적이고 중립적인 도시. 모든 다양성을 아무 편견없이 수용하는 곳이 바로 그 곳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국제 기관들이 터를 잡고 있고, 과거에는 정치 망명자를, 현재는 다양한 난민들을 '환영'하며 받아들이고 있다니.
각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음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난민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가 너무나 멋졌다.
갈 곳 잃고 버림 받은 난민을 편견 없이 한 개인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들 각각의 재능과 역량을 발굴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그들.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사진도 많이 나오고 감각적인 일러스트도 많다.
스위스의 디자인적 측면을 보여주는 사진도 눈을 즐겁게 해주지만,
사진과 스케치를 접목시킨 일러스트가 참신하고 보기 좋다.
'스위스 스케치 p. 299 중'
<언젠가 한 번은 가야 할 그곳 스위스 스케치>라는 제목처럼,
나도 언젠가 한 번 스위스를 가보고 싶다.
그리고 그 때는 나도 스위스를 한 번 그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