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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전찬민 지음 / 달 / 2024년 10월
평점 :
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 다 다 달린다
이 책은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고양이처럼 살고 싶었고,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저자의 도쿄 라이프를 담은 일상 에세이다!
제목만 보고 고양이에 관련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완전히 예상이 빗나갔다. 힘들 때는 대체로 누워 있고, 외로울 때는 우 다 다 달리는 저자의 삶이 궁금해 순식간에 책을 다 읽어버렸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옛친구의 밀린 소식을 밤새 들으며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솔직한 그의 이야기에 몸과 마음이 기울었다. 자전적 에세이의 장점은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모두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거다.
도쿄의 일상뿐만 아니라 저자가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오기까지의 긴 여정이 담겨 있다. 처음부터 일본에 아주 머물기로 한 건 아니었으나, ‘나를 환영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함께 머물기로 결심하며 일본에서의 삶을 이어간다. 수많은 발자국이 남겨진 도쿄에서 저자는 고양이처럼 느긋하게, 때로는 우다다 달리며 삶을 버텨낸다. “우리 담대하자고.” 칠흑 같은 어둠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는 담대한 저자. 그는 혼자 간직할 수 있었던 빛을 세상에 내놓아 수많은 독자에게 위로를 건넨다.
스스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 생각했던 어릴 적 기억이 내 가정을 꾸리고 사는 중년이 되어서도 영향을 끼친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삶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유기불안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때도 걸림돌이 되었다. (P.113)
저자의 이야기는 종종 과거로 돌아가곤 했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받은 상처와 그로 인해 생깅 결핍을 받아들이며, 점차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멋지고 대담하지 않으면 어떤가, 크고 깊지 않으면 어떤가, 옹졸하고 비겁하면 어떤가, 나약하고 불안정하면 어떤가. 그게 그대로의 모습인 걸.’ “솔직해지자”는 그의 말에 다시 일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을 기록하고 곱씹다 보면 감사할 일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마치 영화를 두 번째 볼 때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열아홉이라는 어린 나이에 홀로 낯선 땅에 정착해 살게 된 저자 전찬민. 일본어가 서툴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못 들은 척 했던 그가, 이제 도쿄에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짱구 엄마 봉미선처럼 자전거에 두 아이를 태운 채 장바구니를 실고 도쿄의 거리를 내달린 그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