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대구 (마크 폴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우리는 먹고 살아야 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거창한 논리와 세상의 규정들을 따지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음에도 정작 무엇을 먹고 사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음식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역사를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해볼 만하다. 이 책은 어부 집안 출신으로 대구잡이 저인망 어선에 승선한 바 있는 마크 쿨란스키가 대구의 모든 것, 즉 역사상 대구의 역할과 생태, 요리법까지 7년간 밀착 취재하고 고증하여 집대성한 기념비적 역작이다. 쿨란스키는 ‘세계의 역사와 지도가 대구 어장을 따라 변화해왔다’는 획기적 프레임으로 새로운 세계사를 펼쳐 보인다.
빌려온 시간을 살아가기(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조형준 옮김, 새물결)
문화이론을 공부하다 보면 지그문트 바우만이라는 이름을 종종 듣게 된다. 철학자이자 이론가요, 지성을 말하는 사람들 중 한명인 바우만은 이 책을 통해 신용을 착취하는 자본주의를 고발한다. 대담을 엮은 책이고,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시작된 저자의 고민이 녹아 있다. '빌린' 것을 '갚는' 것을 넘어 우리가 '꾸어간' 시대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목소리는 우리로 하여금 잠시 생각해 볼 숙제를 던져준다.
투명사회(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이 책이 주는 장점 중 하나는 책이 얇고 쉽게 쓰여져 있다는 점이다. 불신에서 출발한 투명성에 대한 강박에서 살아가는 우리에 대해 한병철은 통제사회라고 주장한다. 그는 상호 감시의 '판옵티콘' 속에서 '전체 공개'를 통해 스스로의 안전을 자위하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폭로한다. 필요한 투명성과 필요없는 투명성을 구별하는 것을 통해 저자는 우리로 하여금 투명성에 대한 올바른 자각을 요구한다.
예술과 사회 이론(오스틴 해링턴 지음, 정우진 옮김, 이학사)
단순히 돈을 쓰고 눈을 호강하는 것의 예술이란 콘텐츠를 한 꺼풀 벗겨내면 엄청난 논리가 숨겨져 있다. 오스틴 해링턴은 예술의 의미를 변화하는 문화제도 및 사회경제구조를 파헤치고, 미적인 가치와 문화정치학, 취미와 사회계급, 돈과 후원,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 신화와 대중문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의미를 둘러싼 논쟁 등 수많은 문제를 알기 쉽게 해명한다.
깊은 마음의 생태학 (김우창 지음, 김영사)
한국이 낳은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김우창의 성찰적 회고록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가 가진 모든 지식을 쏟아부어 혼돈의 시대에서 사람에 대해 고민한다. 우리의 ‘이성과 마음’에서 시작한 그의 고민은 ‘깊은 마음의 생태학’이라는 보다 집중적인 틀을 얻어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전혀 새로운 인문학-생태인문학을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