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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 ㅣ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평점 :






이 책은 한 명의 시점으로만 전개되지 않아요.
중점적으로 시점을 이끌어가는 캐릭터가 있지만
'나'로 나타난 1인칭 시점을 맡은 캐릭터가 종종 바뀌어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래서, 각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뒷 이야기를 또 전개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여운, 정인, R, 미호> 이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떠나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워요.
그들이 이 뒤에 어떻게 또 만나고 소통하고 상황을 헤쳐나갈지
궁금하고
흥미진진할 것 같아요.
<상황>
사람이 나무로 변해버리고, 전염성이 짙다
격리 등, 코로나19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되게 많았어요.
인공지능이라든가
여러 가지 기술적인 면들이
확실히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10대 시절에 읽었던 책들이랑은 사뭇 다르더라고요.
10대 시절에 읽었던 책들에는 이런 인공지능이라거나 그런 단어들이 잘 나오지 않았어요.
근데 이제는 이런 장편소설에도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런 소재가 자연스레 묻어날 수밖에 없구나
시대의 변화는 책 내용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는구나,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나올 책들에도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기술들이나 소재들이 책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중요한 토대로 쓰이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인상깊은 문구가 담긴 부분입니다
아르바이트비를 받으면 곧장 봉투에서 만원 한 장을 따로 빼놓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좀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네요.
그때는 만원 한 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았어요.
극장에서 영화도 한 편 볼 수 있었고, 가벼운 소설책도 한 권 살 수 있었거든요.
좀이 아니라 아주 오래된 이야기일까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때도 저는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
때문에 퇴근 후에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고 싶어 했죠.
하지만 그렇다고 제 취향이 고요한 편은 아니었으므로 저는 행복한 월급날 누군가 저 대신 신나게 아주 신나게 떠들어 주길 바랐습니다.
매달 설레는 마음으로 월급날 귀갓길에 극장에 들를까 서점에 들를까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마주할 때마다 저는 그때를 떠올리곤 해요.
제게 소설이란 그렇게 두세 시간에 확실하게 몰입할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영화와 경쟁하는 그 무엇이거든요.
세상엔 여러 종류의 소설이 있겠지만, 저는 그런 소설을 지향하며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월급 봉투를 받으면 만 원씩 빼서
서점에 가거나 영화관에 갔다고 하셨는데
예전부터 이런 컨텐츠들을 계속 소비를 해온 그 과정이
지금의 흥미진진한 장편소설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가능하다면, [허밍2] 출간도 좋습니다ㅎㅎ)
특히 이 이야기는
제가 '써야 하는 이야기' 말고
오랜만에 제가 '보고 싶은 이야기'로 완성해 보았네요.
쓰면서 즐거웠는데 부디 독자님들께서도 즐거우셨기를 바랍니다.
제 목표는 늘 똑같습니다.
일상의 고민거리가 한순간만이라도 깨끗하게 잊힐 만큼 정신없는 모험의 세계로 여러분들을 모시는 것 그리고 안전하게 돌려보내 드리는 것 그 과정에서 여러분들만의 기념품을 하나씩 챙겨 나오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테고요.
그리고 혹 다음에도 다시 찾고 싶다고 생각해 주신다면 다른 누군가에게도 권해주실 수 있을 만큼 즐거우셨다면 작가로서는 그보다 큰 행복도 없겠죠.
작가님께서
'써야 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보고 싶은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하셔서 놀랐어요
저도 이걸 보면서
진짜 눈에 선하게 그 장면이 보였거든요.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쓰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워서
OTT 프로그램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허밍]으로 만나뵙게 된 작가님과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출판사 관계자님들,
그리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글쓰는 리카 드림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제가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