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은 무얼 먹고 사나
이희순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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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제가 직접 읽은 뒤 작성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 :)


블로그 리뷰

https://blog.naver.com/tlrhftptkd/223686725418



여수가 고향이신 이희순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전라도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전라도 여수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학 동기의 전라도 말투가 무척 귀엽고 정감 갔는데 책에서 본 전라도 말투는 역시 더 해석이 필요한 느낌이었습니다.

25페이지

"자기가 자기를 존경하지 않으면 아무도 존중해주지 않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새로 부임한 교장 선생님이 조회 시간에 하신 훈시 말씀이었다.

존경의 대상은 내가 우러러보는 위인이어야 마땅할 터인데 자신을 존경하라니?

나는 교장 선생님이 실언하신 거라고 치부해 버렸다.

교장 선생님의 '실언'은 차돌멩이가 되어 중년이 지나도록 내 마음 깊숙이 박혀 있었다.

어느 날,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을 들었다.

"강아지도 주인이 귀하게 여기면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하지 못하지만, 주인이 막 대하면, 다른 사람들도 어느 결에 강아지 주인처럼 한다."

어리석기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용모를 단정히 가꾸지도 않고 교양 쌓기에 인색하여 천박한 언행을 일삼는 사람을 누가 좋게 보아주며 귀하게 대해줄까. 소경이 등불을 챙기는 건 마침내 자기 자신을 위해서다.

26페이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나를 허투루 대접해서는 안 되겠다.

25-26페이지

저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제 발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싹둑 했지만

무척이나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 건가 생각도 했지만

아닙니다

제 기분이 나빴다면 그 사람이 잘못한 게 맞습니다

그 사람이 나를 함부로 대하니

주변 사람들도 함부로 대하고

저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할 권리와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제 책에 나온 것처럼

저에게 맛있는 걸 대접해주렵니다

감사합니다 :)

29페이지

"배고프겠다. 어서 먹어라"

라면이었다.

그 시절 시골에서, 라면은 짜장면만큼이나 귀하고 맛있는 음식이었다.

나는 숨도 쉬지 않고 삽시간에 커다란 찬합을 깨끗이 비워버렸다.

어머니는 가만히 나를 쳐다보더니 천천히 빈 찬합을 보자기에 싸시며 말하셨다.

"배가 많이도 고팠구나. 세 봉을 끓인 건데... 엄마도 한번 먹어보라고 하지 그랬냐."

30페이지

어머니는 세상에 계시지 않는데, 그 말씀이 귓가에 메아리치고, 훈장 댁 대나무울을 지나 가뭇없이 사라지던 어머니 모습이 더욱 두렷해지는 걸 보니, 이제야 겨우 철이 들었나 보다. 회한은 왜 뉘우칠 수 없는 시간에 찾아오는지 모르겠다.

29-30페이지

라면이 먹고 싶은 대목입니다.

아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면서

예쁘기도 하고

한편으론 어머니도 배고프셨을 텐데

먹을 것을 다 양보하신 것이 참 마음이 그렇습니다

저였어도 라면 맛있다 하면서 다 먹었을 거예요

그러니 작가님도 죄책감 가지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도 며칠전 어무니가 주신 베스킨라빈스 7천원 기프티콘에

무척 기뻐서 언제 사먹지 했으니까요

분명 어무니도 맛있는 걸 좋아하시겠지만

저 먹으라고 주신 건

아마 작가님의 어무니와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저는 오늘 라면을 장바구니에 넣어야겠습니다 ㅎ

지피지기이면 백전백승이라니?

백전불태이다.

백 번을 맞서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한 대목이다.

적이 막강하면 일단 물러나거나 회피하여 기회를 노릴 터이니 위태로울 일이 없다는 말이다.

34페이지

지피지기이면 백전불태이다

이 말을 알고 있었던 터라

이번 챕터 제목 '지피지기 백전백승'을 보자마자 백전불태를 함께 떠올렸는데요

마침 작가님이 이 말을 언급해주셔서 놀랐습니다.

작가님의 깊은 배경지식에 새삼 한 번 더 놀라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참에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지식을 하나 더 쌓아가셨으면 하는 마음에

나눠보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나무에 상처를 내면 세월이 흘러 아물지라도 흉터가 남는다는 평범한 이치를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런 상처는 아무리 긴 세월이 흘러도 아름다워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의 상처만이 아름다울 따름이다.

사람들은 새해 첫날의 추위에도 호기를 부리며 새벽을 도와 1초를 기다린다

바다에서 산마루에서 솟아오르는 눈부신 해님을 맞으며 새해의 소원을 빈다

어쩌다가 나도 그랬다

그러나 나이가 깊어져 가니 별로 감각이 없다.

돌아보니 나 자신이 실로 한심스러워진다

나는 전혀 새로워지지 않았는데 해님만 새롭고 달력만 새것이었던가 보다

53페이지 - 비록 아물지라도

익숙해지니 무감각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 것 같아요

회사에 입사할 때도 신입일 때의 마음가짐과

몇 년을 다닌 사람은 역시 느낌이 다른 것처럼요

해님만 새롭고 달력만 새것이면

2025년부터는 저도 새로워지면 되죠, 뭐 ㅎㅎ

계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새로 배우고 경험해 보아요

험한 말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말자

아무리 정성을 다해 사과해도 마음의 상처는 온전히 아물지 않는다.

다투지 말자

다툰 후에 멋지게 화해해도 다투지 않음만 못하다

한 번 섭섭해진 마음은 앙금으로 남아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54페이지

나무에 있는 상처가 아물지 않는 것처럼

나와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는

2025년이 되어보아요

몇 달 동안 아내는 PC와 씨름하며 문서 작성을 넘어 파워포인트와 엑셀까지 섭렵하며 컴퓨터 활용 능력 시험을 4번이나 치르며 정보 기술 자격 등급을 경신해 나갔다

56페이지

뒤돌아보니 끈기를 앞세운 아내의 도전은 꽤 유서가 깊고 다양했다. 그는 30대에 조리사 자격증 조리사 자격 취득을 40대에는 고입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진학하는가 하면 운전면허,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바리스타 자격을 차례로 취득했다.

최근에는 하모니카에 심취하더니, 동호회 활동을 통해 정기 연주회는 물론이고 버스킹에 빠져 나와의 만찬에 외로움을 안기곤 한다.

가히 본받을 만한 아내의 도전 정신에 갈채를 보낸다

아내의 업적을 짚어보니 앞에서 소개한 입지전적 정치인에 못지않은 인생이라는 확신이 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백수건달이었던 나와 혼인하여 살림을 일구고 두 아들을 늠름한 사회인으로 키워낸 공이 크다

아내는 용한 의원이 있다며 내 얼굴에 널려있는 기미 주근깨를 없애자고 했다.

격하게 거절하다가 늦게야 생각해보니 대청소가 필요할 듯도 하다

아내의 품격을 위해 내 외모를 말끔하게 가꾸는 것은 제법 소중한 가업인 것 같다.

앗, SNS에 아내가 등장하여 하모니카 연주를 한다. 나는 하도 신기하여 3번을 들었다

잔잔한 멜로디가 어디선가 산들바람을 불러와 불볕 더위를 식혀준다.

55-56페이지

요리

하모니카

컴퓨터 등등 도전하는 모습 짱 멋있습니다

학생은 배움으로 생기를 얻는 사람이다.

늙어서도 공부하는 사람은 반드시 회춘한다. 10년, 20년은 젊어지기 마련이다.

125페이지

건성으로 불을 때서는 고구마가 익지 않는다.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공부는 그런 것이다.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열정을 꺼내어 불태워야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의 목표는 '가갸거겨'를 읽고 시내버스 번호나 알아보는 데 있지 않다

연마하고 연마하여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의 시민이 되는 것이다. 억지로 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주며 목적지까지 나아가자고 부탁드렸다

글을 모르는 사람이 글을 알게 된다는 건 소경이 눈을 뜨는 것과 같다

124-125페이지

나이에 국한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평생 학생으로서 세상에서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만끽하기를!

사람들은 왜 돈을 내고 혜전그네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돌기'를 자청할까

저는 가만히 앉아서 초밥더러 돌고돌아라 하는 것일까?

비지땀을 쏟으며 훌라후프를 돌려대는 굵은 허리가 안쓰럽다

"미쳐야 미친다" 라는 말이 있듯 돌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돌면 안 되는 것이 불변의 참된 이치이리라

시계의 분침과 시침이 돌지 않았다면 계절도 돌아오지 않았을 터이다.

물레방아 돌고 풍자도 돌아가는데 역사의 수레바퀴는 어디를 향하여 굴러가고 있는가

그래도 도는 것은 언젠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129페이지

소문도 진원지로 돌아오고 누구를 비난한 말도 마침내 자신한테로 되돌아온다

128-129페이지

'돈다'는 소재를 이렇게 재치있게 풀어주시다니!

정말 세상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돌기'가 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제 어미 생신이라고 맏이가 영화표 2장을 예매해 놓았나 봅니다.

밤 9시를 겨냥하여 아내와 집을 나섰습니다.

주위를 둘러 흰머리 동지를 찾지는 못했지만, 우리 같은 중늙은이들한테도 팝콘과 음료는 소용이 되더군요. 2시간은 생각보다 길거든요.

171페이지

<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의 원제 소설을 각색한 작품인데 저자가 영화 제작을 쾌히 승낙했다는 뒷이야기도 있더군요.

느닷없이 캄보디아의 밀림이 전개되고 앙코르와트의 장관이 시선을 사로잡더니,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펼쳐집니다.

2015년에 수현은 캄보디아 의료 봉사활동 중 한 소녀의 생명을 구해줍니다.

"소원이 있습니까?" 소녀의 할아버지는 신비한 알약 10개를 수현에게 선물합니다. 그의 소원은 사랑했던 여인 연아를 만나보는 것이었죠.

호기심에 알약을 삼킨 수현은 순간 잠에 빠져들고 다시 눈을 떴을 때, 30년 전인 1985년의 젊은 자신과 마주합니다. 시간여행이죠.

30년 후에 그는 체념어린 표정으로 과거는 흘러갔기에 돌이킬 수 없다며 운명을 이야기하고 30년 전의 젊은 그는 미래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언성을 높이고 있었습니다. 운명은 바꿀 수 있는 것일까요? 이 영화는 돌고래 사육사로 일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죽어간 연인을 되살림으로써 그들 모두의 운명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 이야기로 달려갑니다. 남자는 연인을 살리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절교를 선언하고 다시는 만나지 않습니다. 단 1번이라도 만나면 연인은 죽게 됩니다. 까닭을 알 수 없는 여인은 슬픔에 겨워 홀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운명이 바뀐다 한들 어찌 그 사랑마저 떠날 수 있겠어요.

172페이지

'기회'와 '후회'는 동의어 같기도 합니다.

농사에는 때가 있어서 씨뿌리기 거름주기 김매기 물주기 추수 등 어느 것 하나라도 때를 맞추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죠. 그래도 기회는 다시 옵니다. 농사는 한 해만 짓고 마는 일이 아니잖아요?

삶의 궤적에 남겨진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 듯합니다. 혹은 아물지라도 그 상흔은 끝내 지워지지 않는가 봅니다. 그러나 시련도 고난도 피하고 싶었던 일들도 어쩌면 내 인생에 소중한 기회였을 거라는 후회가 가슴을 사무치게 합니다. 나는 세월이 흐른 후에도 그것들이 기회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쁜 일도 기회였다는 것을.

지성으로 예배에 참석했던 소년 시절에 플래시를 도둑맞은 일도 내 신앙을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을. 지나간 세월 속에서 내게 찾아왔던 기회들은 하늘이 내려준 은혜이고 사랑이었던 것을 나는 깨닫지 못했군요. 한때의 좌절과 슬픔도 기회였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네요.

173페이지

나는 통속의 거리에서 잠시 <과거는 흘러갔다>를 흥얼거리다가 살아왔던 날들의 아쉬움과 미련을 내보내기로 작정합니다. 희망이 숨쉬지 않는 낡은 그리움도 땅에 묻기로 합니다.

170-173페이지

덕분에 좋은 영화와

좋은 노래를 알게 된 대목입니다!

이렇게 인사이트를 주시는 콘텐츠를 소개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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