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가진 사람은 잡부보다 일당이 많고 시간도 자유롭다.
자세히는 모르나 내 일당보다 두 배 이상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노가다 사회도 엄연히 계급이 존재한다.
특히 여자들은 보기에는 편한 유도원 일을 하면서 한 달에 3~400만원은 쉽게 번다고 한다.
이런 고소득 일을 무시하고 무작정 취업 준비만 하는 젊은이들은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노동을 경시하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지만 말이다.
오래전 이혼한 아내가 자기 친구에게 한 말이 떠오른다.
형과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었던 당시 수입이 상당했음에도 그녀는 "그래 봐야 노가다야."라고 말한 적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설계와 견적 그리고 감리였음에도 말이다.
그것도 삼성물산 협력 업체로 등록된 상태였으니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회적 위치였다.
하지만 그녀는 판검사나 의사와 결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선입견은 그 당시 사회적 편견과 다르지 않았으나 둘 사이는 이 말 한마디로 멀어져 갔으니 노가다와는 악연이자 필연이다.
IMF 시절 어려움을 겪으며 이혼한 후 건설회사를 차려 상당한 재산을 모으자 그녀는 다시 오려 했지만 내가 받아 주지 않았다.
미운 것이 아니라 사회적 통념만 따르는 그녀는 자유로운 사고의 나와 살 수 없기 때문이다.지금은 커피를 연구하느라 함께 고생한 필리핀 아내 크리스만 생각난다.
물론 나를 뒷바라지한 아들 상호가 최우선이지만 말이다.
두 사람은 내가 경제적으로 성공해야 할 이유이고 또한 반드시 책임져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탐욕 없다고 선언한 나는 돈 벌 핑계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