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살인마
김덕기 지음 / 문학의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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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소녀와 살인마』라는 제목만 보면 무겁고 긴장감 넘치는 소설일 거라는 예상이 먼저 든다.

하지만 막상 책을 받아보면 그런 첫인상과는 전혀 다르다.

어두운 인상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조용하고 깔끔한 인상을 먼저 받았다.


목차 기준으로 총 8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이야기마다 인물도 다르고 배경도 다르다. 에피소드 마다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시선’에 대한 표현과 감정의 층을 섬세하게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제3자나 전혀 관계없는 인물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성은

기존 단편소설에서 자주 보기 힘든 방식이라 흥미로웠다.

익숙한 감정이 새롭고 낯선 시선으로 전달될 때, 독자는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소녀와 살인마』는 그런 작가의 문학적 내공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어떤 이야기는 살인범을 바라보는 시선이고, 어떤 이야기는 빈집에 머무는 사람의 내면을 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허무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존재가 설명되지 않는 듯한 혼란 속에 있는 사람도 있다.

책 전반적으로 인간의 고독, 연민, 내면의 불안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각기 다른 시점과 다양한 화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결말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읽는 내내 주는 긴장감과 마지막 여운이 깊게 남았던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문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나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만 보고 무겁고 잔인한 이야기일까 걱정했다면

오히려 그 반대의 감정, 섬세함과 신선함이 담겨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누군가의 삶과 감정을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일이 얼마나 새롭게 다가오는지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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