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뱅이 언덕 권정생 할아버지 개똥이네 책방 30
박선미 지음, 김종도 그림 / 보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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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뱅이 언덕

권정생 할아버지


 


동화작가로 알려진 권정생 할아버지의 살아온 이야기

<빌뱅이 언덕 권정생 할아버지>

 


《행복한 왕자》를 읽고 또 읽어도,

읽을 때 마다 가슴이 따뜻해 진다는 어린 정생,

두 눈까지 뽑아서 가난한 사람들한테 나눠 준 행복한

왕자님을 너무나 가엾게 생각하고

마음 찡하고 아파했던 어린 정생의 마음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난후 생각해 보니,

그런 마음으로 평생을 살다가신 것 같았습니다.


"내가 조금 더 가지면 다른 사람이 덜 가지게 되고,

내가 더 넓고 좋은 집에 살면 다른 사람이 좁을 곳으로 밀려나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생을 몸이 아파서 시달리면서도

본인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약값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배고프고 굶주리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위해서

기부하고 늘 아낌없이 베푸신 권정생 할아버지..

 


배고픔에 방앗간  쌀 한줌 주머니에 넣어 숨이 깔딱 넘어갈 정도로

달아나지만, 방앗간 주인 아저씨한테 들키고 맙니다.

아저씨는 아이들을 혼내는 대신에

밥 해먹으라고 작은 베자루를 내밉니다.

아저씨의 그말이 꾸짖는 말보다 더 가슴에 맺혔던 어린 정생.


열일곱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혼자 부산에 와서 생활하면서 힘들어 할 때면

어른스레 달래 주고 어깨 툭툭 두드려 주던 친구 기훈이의

갑작스런 죽음 소식에 정생은 된장국 속에 뜨거운 두부 덩어리를

삼킨 것처럼 목줄기가 뜨겁고 아립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무명저고리와 엄마'를 보고

꼭 한번 만나고 싶었다던 이오덕 선생님은 드디어

정생을 만나러 옵니다. 비록 나이가 열두 살이나 차이 났지만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이 통하는 동무가 됐고,

열여섯 살에 결핵에 걸렸는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온몸에 결핵이 퍼졌다는 얘기며, 콩팥을 들어내고

오줌통까지 떼어 내어 평생 비닐 오줌주머니를 차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이오덕 선생님께 다 이야기합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마음 놓고 투정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속이 후련하고, 마치 세상의 억울하고 속상한 일을

어머니한테 다 일러바친 것처럼.... 

 



돌아가시는 날까지 어린이들이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빌고 또 빌었던 권정생 할아버지의 마음이

이 책한권을 읽는 내내 느껴졌습니다.

아파서 오래 앉아서 이야기할 수 도 없고,

입김이 호호 나오는 추운 겨울에도 여전히 불도

따뜻하게 때지 않았던 권정생 할아버지.


벌레 한 마리, 풀 한 포기도 내 몸처럼 여기고,

세상의 아프고 여린 목숨들 편이 되어서 가난하고 서러운

이들을 사랑하며 사신 권정생 할아버지.

평생을 아파하며 사셨으니, 이제는 하늘에서는 안아프고

행복하게 살고 계실거라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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