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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그 미지의 존재
류지호 / 문학사상사 / 1998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전혀 철학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은 사람이지만, 이 책은 정말 흥미로운 책이어서 손에서 뗄수가 없었다. 인간의 외적인 부분에서만 발달이 이루어져 오고, 눈에 보이는 것에만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현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내면과 보이지 않는 부분에 있음을 계속 상기시켜 준다. 인간은 다른 어떤 것을 연구하기 이전에 인간에 대해서 좀더 연구했었어야 했다. 인간의 내면세계에 대해서...
얼마전, 언니의 아이 문제로 상담기관을 찾았는데, 서울에서 아이문제로 상담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았고, 또 권위있는 선생님을 기다릴려면 몇 개월이 걸리는 것이었다. 어쩌면 육체의 병보다 더욱 급한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개월을 기다리다가는 아마 더 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 때 왜 이렇게 중요한 기관이 이리도 적을까, 전문가가 왜 이리도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침을 놓으시는 우리 시아버님도 그냥 아픈곳에 무조건 침만 놓으시진 않는다. 겉으로 들어나는 증상이 내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을 때는 그 내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외적인 건강상의 문제도 해결될 것을 알기에, 또, 외적인 문제를 당시 해결한다고 해도 또 발병할 것을 알기에 아예 침을 놓으시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인간을 알고,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먼저 인간을 만든 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생각이다. 어떤 자동차정비공이 차를 수리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고쳐지지가 않는 것이다. 그 때 길을 지나가던 노신사가 자기가 고쳐주마고 나섰을 때 좀 자존심을 상했지만, 속는 셈치고 맡겼는데, 자기는 아무리 해도 고치지 못한 부분을 그 노신사는 금방 고치는 것이 아닌가... 놀란 눈으로 노신사를 쳐다보면 누구신지를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헨리포드라는 것이었다. 포드자동차를 만든 헨리포드가 어떤 유능한 정비공보다 포드차를 잘 아는 것이다.
젓가락도 만든 사람이 있고, 쓰이는 용도가 있는데, 인간을 만든 분이 없겠는가. 저자는 자신의 꾸준한 경험과 연구의 결과로 인간에 대한 조금의 지식을 더할 뿐 사실, 다 알지는 못하는 한계성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나마 이정도라도 이루어낸 것에 대해서 감사가 된다.
앞으로 다른 무엇보다 인간, 우리, 나 자신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고, 더욱 많은 지식을 밝혀내는 과학이 발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