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
요조.임경선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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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책 좋다. 이 책은 정말 말 그대로 교환일기다. 다만 교환일기의 내용이 내가 초등학교때 단짝친구와 주고받던, 그런 정말 그 단짝친구와만의 교감을 위해, 타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우리만의 단단한 울타리를 치는 교환일기의 내용이 아닐 뿐._ 이건 정말 교환일기다. 다 큰 여자 어른의 교환일기_. 아무리 가까운 사이에게도 속마음 깊숙히 솔직히 털어놓지 못했던 그런 감정들을 털어놓고, 들어주고, 위로하고, 위로받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존경할 줄 아는 그런 일기. 너무도 좋은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출판사의 서평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 요조, 임경선의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먼저 책을 목적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이라는 곳? 프로그램에서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라는 제목으로 서로에게 교환일기를 녹음해 보내는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어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시간이 나면 이 책의 출발점인 그 오디오클립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도 들어보면 좋겠지만, 이 책을 진짜 꾸덕꾸덕 씹으며 읽었기에 듣지 않고 이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충만하다.

서로의 일기를 읽고 때로는 위트있게, 다정하게, 근사하게 들어주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이들의 공감덩어리인 대화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이들의 인생을 읽고 배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들의 살아온 삶이 그냥 동떨어진 타인의 삶이 아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내 삶의 크고작은 일부분이라고 해야하나.

요조가 소설가의 에세이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이어나가면서한 말 중에 ' 어떤 사실은 교묘하게 감추고 어떤 사실은 티 안나게 부풀리면서 저는 제 글 속에서 언제나 실제의 저보다 더 괜찮은 사람으로 변모해요. 제가 제 험담을 하는 순간조차도 사람들이 이 글을 읽으며 저에게 매력을 느껴주기를 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쓴 수필들을 보면 그렇게 가증스러워요. 어설픈 척, 나약한 척 하면서 있는 대로 실속 챙기는 얌체가 따로 없어요. ' 라는 구절을 읽고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뿐만이 아니고, 놀랄정도로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을 할 때가 많았는데, 그 때마다 _ 아 정말이지 세상 사람들 아무에게도 말 안하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나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가감없이 솔직하게 드러낸다는게, 드러낼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게 어떤 용기이고 어떤 행운인 것일까 하는 생각이 짙게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임경선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거 또한 나에게 너무나 큰 행운으로 다가왔다. 내가 이 책을 고르고, 이렇게 한글자 한글자 아껴서 읽게 되고, 애정하는 작가가 더 늘어간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 중 하나가 아 나도 이렇게 요조, 경선 처럼 정신적 교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 그걸 넘어 이제는 아 이들을 알고 지내고 싶다. 요조 경선 과 교감을 하고 싶다 라는 욕망이 차오르고 있더라니,, 정말 이들의 대화체 문체 필력은 미쳤다. 내가 이 책을 번역본인 아닌 우리나라 말로 읽고 있다는게 너무 행복했다. 나 이들에게 빠져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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