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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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토마는 연주회를 하루 앞두고 아버지의 기일 때문에 어머니의 집에 방문하게 된다. 예민한 성격 탓에 연주회를 걱정하다 어머니의 서재에서 마리화나에 손을 대게 되고, 아버지 레몽의 유령을 보게 된다. 아버지는 생전에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해 고백하며, 그 여자가 죽고난 후 영혼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유골을 합쳐 달라는, 생뚱맞은 부탁을 한다. 외면하려고 했지만 아들 토마는 결국 이 부탁을 승낙하고, 파리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긴 여정을 시작한다.

 엉뚱하고 허무맹랑한 서사가 되기 쉽지만, 마르크 레비 특유의 유머와 소설을 끌고 나가는 세련된 추진력 때문에 앉은 자리에서 책을 다 읽었다. 특히, 소설의 초반부에 어머니 잔과 아들 토마의 대화에서 읽을 수 있는 시니컬한 유머러스함이 마음에 들었다. 이 부분 때문에 소설에 매료되어 끝까지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여자’라는 소재만으로 ‘불륜’이라는 단어를 쉽게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나는 책을 읽으며, 부모님이 자식을 지우고 나면 무엇에 가슴이 뛰고 행복을 느끼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더불어 말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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