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상 가족이데올로기가 가진 문제들과 그 안에서 위협과 어려움을 겪는 작은 인간들에 대한 공동체 차원의 성찰.

 

양천구 아동학대 사건으로 언론, SNS 등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곳들은 모조리 시끄러웠다. 한국이 이렇게 아동학대에 관심이 많았던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벼락치기 입법이지만 아동학대에 관한 법률이 개선되기도 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극과 극이었다. 이전부터 인권 문제에 민감했던 사람들에게는 실소가 나오는 상황인지 날이 선 의견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2017년에 출간되었지만, 지금 더 시의적절한 책인 것 같다. 어떤 책을 읽는 데에 시기를 붙이는 것이 경제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현재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인 것은 확실하다. 이상한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 속에서 소거되는 개인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1장부터 4장까지 계속해서 부모-자식 간의 관계와 체벌과 학대의 차이, 아동학대 법안 등에 대한 통찰들을 읽으며, 너무 많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1장 가족은 정말 울타리인가><3장 누가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을 규정하나>를 읽으면서 알고 있었지만 내 안에 깊게 내면화되어 마주보기 힘들었던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고민들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체벌에 관한 것이었는데, 세상의 많은 폭력들, 특히 가정폭력들은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행하는 폭력이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들이 우발적으로 저지른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우리는 또 정상과 비정상을 너무 쉽게 구별하며,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차이가 클 것이라고 착각한다고 지적한다. 인상 깊었던 문장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삶은 개인적으로, 해결은 집단적으로라는 책 속의 문구를 자주 마음에 새겨 꺼내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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