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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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이라는 제목 때문에 끌렸는데, 영어 제목은 <The house of broken angels> 였다. 이 소설에 더 어울리는 제목은 영어 제목인 것 같지만,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제목은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이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제목을 잘 정한 것 같다. (편집자 분이 정한 제목인가. 소제목도 적절하고 좋았다. 다만 ‘이제 가요, 아부지’라는 소제목은 아쉬웠다. 아부지라는 말은 아버지라는 말의 멕시코 방언을 표현하고 싶어서였을까?)

인물이 많고 가족이라는 집단 속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시트콤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표현하였다. 하지만 내게 이 책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폭력의 장면이나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여 묘사하는 것에서 불쾌하기까지 했다. 또한, 가정 내에서 자신의 권위를 꾸지람으로 확인하려고 하는 빅 엔젤의 어떤 부분이 ‘빅’한건지 나는 진정 궁금했다. 그럼에도 작가는 감각을 통한 묘사를 정말 자세하게 잘하고 의도나 메시지는 의미 있었다.

멕시코라는 공간을 더 알고 싶었는데 끊임없이 등장하는 익숙한 프랜차이즈 때문에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장소성을 지키려는 세계 각지의 노력들을 못 보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죽음과 가족에 대해 의미 있는 책이라서 출간을 결정한 건지는 모르겠다. 이게 멕시코의 문화고 한국과의 차이이니 받아들이라고 한다면 나는 더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문화와 작품성 이전에 인간의 존엄성이 앞서 있다는 점, 그 인간의 범주에 여성도 포함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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