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이 밀려온다 - 지금이 힘겨운 당신과 읽고 싶은 위로의 문장들
매기 스미스 지음, 안세라 옮김 / 좋은생각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01

저자 매기 스미스는 시인이다. 그녀가 자신의 19년의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으며, 두 아이와 함께 멈추지 않고 희망을 꿈꾸게 했던 그 모든 상념을 담은 에세이다.

1부 ‘수정’은 나의 이야기와 우리의 삶을 고치고 다듬어 가며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조금은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조그만 틈만 있다면 그 틈 사이로 더 넓은 하늘을 바라볼 수도 있다고 말하는 작가의 새로운 시각을 만날 수 있다. 어떤 이유로든 멈춰있는 이름 모를 누군가의 등을 떠밀어 주는 짧은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잎이 다 떨어진 나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잎이 떨어지면 그 사이로 더 넓은 하늘을 볼 수 있으니까. 가지 사이로 보이는 푸름. 그 찰나의 아름다움까지도. -73쪽

2부 ‘회복’은 그럼에도 우리가 과거의 한 시점을 위로와 연민으로 보내며 시간과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준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되 과거 안에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찾아 행동하는 것. 과거가 아닌 현재에 충실하며 회복의 끝은 성장의 시작이라는 것을 말한다.


🔖상실과 상처를 겪은 이후의 치유에 대해 생각할 때, 나는 항상 상처 입고 깨어졌다가 금빛으로 다시 태어나는 킨츠키 도자기들을 떠올린다. - 126쪽 


3부 ‘변화’는 삶의 변화에 움츠러들지 말고 그저 그 역동성과 의외성, 낯섦, 여러 감정들을 느끼며 삶을 알아가는 즐거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희망을 배우는 견습공의 위치에 있는 저자는 삶이 주는 여러 삶의 배움을 음미하며 여전히 예측불가한 삶을 현재에 맞는 모양으로 수정하고, 필연적 실패와 좌절에서도 회복하며, 변화를 받아들인다. 그 안에 도사리는 희망은 너 나은 오늘을 꿈꾸게 만든다.


🔖상실. 그 너머에 있는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더 근사하고 풍요로우며 의미 있다는 것을. 애벌레가 캄캄한 어둠을 지나 날개를 펴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처럼. 나는 이 낯설고 고통스러운 탈바꿈을 거치며 더욱 온전한 내가 되어 가고 있다. - 202쪽 


02

시인이 쓴 희망 감성 에세이라니. 너무 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차일피일 독서를 미루었다. 7월의 징크스에 깊이 빠져있는 나는 이미 독서의 즐거움을 잃었고, 이번 7월도 그저 무사히 평탄하게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조급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에세이는 생각보다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그리 감성적이지도 감성에 호소하지도 않는 무덤덤한 문장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작가가 경험했던 이름 붙여지지 않았던 상실, 슬픔, 애도 같은 부정적 경험과 내밀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모두가 이런 일쯤은 경험하고 산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들 또한 언젠가는 나의 것이 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긴다. 누구나 마음에 기분좋은 푸름이 필요해질때가 있다. 멈칫하는 순간마다 내 등을 떠밀어주는 책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푸름이 밀려온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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