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순원 지음 / 뿔(웅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를 보고 첫눈에 반해 읽게된 이순원님의 나무

글자 나무의 "나"에 뿌리 내린 나무그림에 무슨 사연이 있나 궁금하여 밤새워 읽었네요

 

나무는 오랫만에 보는 소설다운 소설이었습니다.

근래에 주를 이루는 판타지도 아니고, 소재가 자극적이거나 도발적이거나 반전이 기다리고 있지 않지만 줄거리가 탄탄하고 감동과 여운이 있는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랍니다.

부엌 바깥에 심겨진 백살이 넘는 할아버지 밤나무와 한대를 지난 손자 밤나무의 주고 받는 이야기 속에 자연의 법칙과 순리를 배울 수 있답니다.

 

옛날 열세살 어린 신랑과 신부가 냉이뿌리와 칡뿌리를 파 먹으며까지 지켜온 밤 다섯말을 이틀 동안이나 민둥산에 심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남겨진 굵은 알밤을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며 부엌 바깥에 심는답니다.

흉년에 끼니도 거르며 민둥산에 밤 다섯말을 심었다는 이유로 어리석다고 놀림받던 어린 부부는 삼십년이 지나 동네 제일 가는 부자가 되고

부엌 바깥에 심겨진 밤나무는  부부의 아이와 손자가 태어나 자라도록 그 자리를 지키게 된답니다.

한자리에 뿌리 내린 밤나무는 백년이 넘는 오랜세월을 비껴간만큼 경험과 지혜가 깊어지고 아직 어리고 호기심이 많지만 또 아직 철이 없는 손자 밤나무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한답니다.

특히 어린 밤나무가 다칠 것을 염려하여 욕심과 고집을 버릴 것을 권고하지만 아직 혈기 어린 어린 밤나무는 열매를 지키기위해 고집을 피운답니다.

결국 할아버지 밤나무는 자기 몸 일부를 희생하여 어린 밤나무를 지켜낸답니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이야기 중에 나오는 각종 나무의 습성, 특히 밤나무의 습성에 크게 매료되었답니다.

다른 풀이나 나무와 달리 떡잎부터 올리는 것이 아니라 뿌리부터 내리는 밤나무의 습성을 아고나니 밤나무과 다른 나무보다 더 특별히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외에 참나무, 닥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매화나무 등 다른 나무들의 특징도 많이 배울 수 있었네요

그리고 나무를 통한 자연의 순리를 배우면서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 부모와 자식의 관계 등 좀 더 깊이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답니다.

 

갑자기 조경을 업으로 삼고 사시는 친정 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평소 나무가 인격이 있는것처럼  항상 나무를 귀히 여기셨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이유를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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