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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평점 :
그해 봄, 누구랄 것 없이 모두 불안에 떨어야 했던 그 시기.
한껏 예민해진 채, 마스크를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던 21층 여자에게 며칠을 참다 말했었어요.
"마스크 좀 하시지요.'
마스크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멀리 했었죠.
마스크를 끼고 놀던 아이들을 보며, 마스크없는 세상을 모르고 살 아이들이 너무나 안쓰럽다여겼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고 살고 있었어요.
이 책 <그해 봄의 불확실성>을 읽기 전까지 말아죠.
이 책은 코로나가 시작된 그 시기, 인적이 뜸해진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지인의 반려 앵무새 유레카를 돌보게 된 나이 지긋한 소설가와 그에 앞서 앵무새를 돌보던 대학생 베치의 불편한 동거가 소설의 한가운데를 차지해요.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 베치는 코로나처럼 불확실함을 가지고 있어 불안을 고조시키죠.
하지만 불안은 조금씩 사라지고, 유대감과 친밀감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그것 참 멋지네." 나는 무너지는 가슴을 안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이 내 삶 밖으로, 내 소설 밖으로 떠나는 걸 지켜보았다.
p.292
우리에게 일상이 다시 찾아왔듯이 그들에게도 일상은 다시 찾아옵니다.
불확실성 앞에 서면 누구나 불안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 불확실성을 그대로 인정하며 받아들이면, 변하지 않는, 확실성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은 연결되어야 한다는 그 확실한 한 가지 말이죠.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