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공간, 없는 공간
유정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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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줄을 서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그 분위기가 달라진다. 맛에 그 비중을 두고 있다면 우리는 아주 지루하게 테이블에 앉은 이가 언제 다 먹고 일어서나만을 쳐다보게 된다. 반면 맛의 비율에 멋의 비율이 더해지면 대기시간은 더 이상 지루하지 않게 된다.

가끔 가는 고기집이 있는데, 그곳은 들어서는 순간 제주도 어느 집에 들어서는 느낌이 난다. 돌과 식물들이 제주도 어느집의 정원에 들어선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은 돌맹이로 놀이를 하기도 하고, 징검다리처럼 만들어놓은 길을 폴짝거리면 놀기도 한다. 꽤나 넓은 구역을 입구에 할애한 그곳이 왜 좋았는지, <있는 공간, 없는 공간>을 보고 알아차렸다.


유휴 공간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향유하고 체험할 수 있어야 그 가치가 더욱 크고, 따라서 고객들의 동선과 시선에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
p.39

여기에 더해 책에서 내어놓은 계산법은 고객의 입장에서만 바라봤던 나에게 아주 신박했다.


중앙의 유휴 공간에 온천이 놓여 있고 그 주변으로 약 30석의 테이블이 있다. 만약 온천이 놓인 자리에까지 테이블을 채웠다면 15석 정도 더 넣어 45석을 배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15석을 포기하고 거기에 모두가 볼 수 있는 온천을 놓은 결과, 그 온천이 자리한 20평의 공간은 그 곳을 둘러싼 각각의 테이블 0.5평에 앉은 사람 모두가 향유하고 눈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p. 38

내가 좋았다 여겼던 공간들을 하나씩 떠올려보았다. 저자의 설명대로 내가 앉아있는 공간 이외에 공유되는 공간까지 포함된 심리적으로는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 드는 공간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리가 창가를 선호하는 이유도 이런 것일 것이다. 갑갑한 한가운데보다는 밖이 보이는 창가를 앉는 이유도, 물리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포함된 듯한 그 공간의 힘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외에도 핫플이 가지는 특징들을 하나씩 만나며 내가 방문했던 핫플들을 떠올리며 대입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제껏 그저 고객의 입장에서만 그곳을 방문했다면 이제는 공간을 좀 아는 사람으로 방문함으로 보여질 더 많은 것들이 기대되었다.

당장에 내가 어떠한 공간을 오픈하여 핫플로 만들지 못 하겠지만, 우리가 어떠한 이유로 그 핫플을 찾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세상을 접한 기분이다.

그저 사진만 찍는 핫플말고, 그 요소요소를 발견하고 그것을 또 다른 이야기거리로 나누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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