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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눈물 - 서경식의 독서 편력과 영혼의 성장기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4년 9월
평점 :
우선 책이 예쁘다. 소년기부터의 성장이라는 주제와 어울린다.
재일조선인 2세로서 한국어도 서툴다는데, 글 속 사유의 깊이가 느껴진다. 깊은 속에서 끌어올린 듯 글이 부드럽게 익힌다.
낯선 일본 작품들이 나오지만 저자의 성장기, 재일 조선인의 삶의 배경이기에 귀한 기록이다.
좋건 싫건 어린 시절 각인되어버린 그 무엇을 짊어진 채, 사람들은 수많은 괴로움과 얼마 되지 않는 잗다란 기쁨으로 수놓인, 인생이라는 긴긴 시간을 인내하며 살아나간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 인생을 인내할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은 어린 시절 몸과 마음에 깊숙이 아로새겨진 그 무엇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지난날에 대한 향수에만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 어린 시절에, 또 저 1960년대라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대에 나에게 각인된 무엇, -그것을 ‘이상주의’라 하건 단순히 ‘고집’이라 부르건 간에-그로 인해 나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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