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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앞으로 5시간 이내에 중요한 스케줄이 있다면 절대 이 책을 펴지 말라고 경고해주고 싶다. 첫장을 읽기 시작해서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심지어 이 책은 마지막 한장까지 다 소설이다. (사실 대부분의 두꺼운 책들이 마지막 뒷부분에는 수많은 각주와 에필로그 등으로 1cm정도의 두께는 안읽어도 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책은 정말 마지막 한장 한글자 까지가 다 소설 내용이다)
완결편까지 다 나와있는 넷플릭스 드라마의 경우 2박 3일간 중간에 화장실 가는 시간만 빼고 폐인모드로 보게 되듯이 이 책도 다 읽기 전에 자리를 뜰 수가 없다. 올 해 넷플릭스에서 10부작 드라마로 나오기로 되어 있다더니 아무 작품이나 드라마화 되는 것은 아닌가보다.

DNA 유전인자를 분석해서 평생을 함께 할 나의 반쪽으로 과학적으로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수많은 소개팅, 미팅을 줄줄이 하면서 연애를 하고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하는 귀찮은 일들이 다 필요없는 세상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면 성공률 100%나와 맞는 사람을 찾아주니 말이다.
프로그램에 신청한 다양한 사람들의 에피소드가 주된 소설의 내용이다. 삶의 의욕을 읽어가던 중 알게된 상대 남자를 통해 다시 일어설 용기가 생겨서 그를 만나기 위해 호주로 가는 제이드, 연쇄 살인범 크리스토퍼, 여자 친구의 강요에 못이겨 억지로 매칭 프로그램에 가입했는데 상대방이 남자로 나오게 된 닉 등 인물 마다 개성이 넘치고 스토리마다 스릴과 반전이 매복하고 있으니 다음 장 궁금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묵직한 이슈가 던져진다. 정말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과 내가 과학적으로 유전적으로 어느정도 교집합이 있는 경우에 생기는 것인가.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의 폭이라는게 한계가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 없을 경우 세상에서 나의 진정한 반쪽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있기는 할까.
얼마전에 친구들을 만나서 요즘 불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유전자가위 시술이 생각보다 많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다. 여아 남아 선택은 물론이고 유전적으로 질병이 있는 경우 가위로 잘라낼 수 있으니 선택하라고 한다. 어느 정도까지 유전자를 가위질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가다간 수퍼인간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보면 사실 이 책에 나오는 매칭 프로그램도 아주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아닐 것 같기도 하다. 도대체 과학이라는 것이 어느 범위까지 얼마나 확장될 지 가늠해 볼 수가 없다. 이런 책은 나의 부족한 상상력을 한번씩 피자치즈처럼 죽 죽 확장시켜준다. <더원> 너무 재미있다.